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싣고 지난해 10월 한국에 입항한 파나마와 시에라리온 선박 두 척이 실제로는 중국 회사가 운영하는 선박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이들 선박은 약 4개월 뒤 또다시 한국에 입항해 안전검사를 받았지만 억류 조치 없이 풀려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의 안전검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자료에는 지난해 10월2일 인천항에 북한산 석탄을 하역한 파나마 선적의 ‘스카이엔젤’호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주소지를 둔 ‘다롄 스카이 오션 인터내셔널 쉬핑 에이전시’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10월 포항에 입항한 시에라리온 선적의 ‘리치글로리’호 역시 다롄을 주소지로 둔 ‘싼허마린’으로 등록돼 있다.

VOA는 문제의 선박들이 제3국에 등록됐지만 실제 운영은 중국 회사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들 선박 2척은 지난해 10월 한국에 석탄을 하역한 이후에도 다시 한국에 입항해 안전검사를 받았으나 억류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선박이 한국 항구에 또다시 정박한 시점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12월 결의 2397호를 채택한 지 약 두 달 뒤다. 2397호에 따르면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 연루됐거나 불법 품목을 운반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선박은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한 선적 두 척이 한국에 또다시 입항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셈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선박은 당시 안전검사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풀려났다. 리치글로리호는 문서와 작업여건 등 두 건의 항목에서 지적받은 뒤 운항을 재개했다.

스카이엔젤호는 화재안전과 운항안전 항목에서 총 4건의 결함이 발견됐지만 억류되지 않았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