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미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이어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면 EU는 추가적인 보복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오렌지, 청바지, 오토바이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해 28억 유로(3조6천억 원 상당)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면 매우 불운하게 될 것"이라면서 "EU는 보복조치 리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런 것을 미국 측에도 명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자동차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관세 부과)를 한다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오는 25일 미국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이 같은 언급이 나와 주목된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동차 관세 문제와 관련, 지난주 미국 측에 EU의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타협안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한 뒤 EU의 기업들이 이란과 계속해서 거래할 경우 제재를 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산 제품에 대해 34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미중간에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말스트롬 "美, 자동차 관세 부과하면 EU, 대미 보복조치" 경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