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휴가철 특수 불구 소비자 가격 예년 수준 밑돌아
수요 늘었지만 공급 과잉…당분간 가격 안정세 유지할 듯


피서철과 복날에도 불구 국민 먹거리 삼겹살과 닭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 특수를 누리며 가격이 급등하곤 했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돼지와 닭 사육이 급증, 과잉 공급으로 인해 여름철 소비가 증가하는 데도 가격 오름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기대했던 축산 농가는 울상이지만 휴가철 돈 쓸 곳이 많은 소비자들은 '착한 가격'에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고 반긴다.
20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돼지고기 삼겹살의 1㎏당 평균 소비자 가격은 2만2천587원으로 한 달 새 3천127원(16%)이 올랐다.

올해 들어 최고가 경신이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만7천원대에서 1만8천원대를 오갔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께 처음 1만9천원대를 넘어서더니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최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가격이다.

지난해 이맘때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2만3천원대로 지금과 1천원 이상 차이가 난다.

삼겹살값 하락 원인은 등급 판정 마릿수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통될 수 있는 돼지고기 생산이 예년보다 늘었다는 얘기다.

현재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이상 늘었다.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 돼 삼겹살 역시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싼 가격대가 유지될 것으로 축산업계는 관측했다.
또 다른 대표 국민 먹거리인 닭 가격 역시 연중 소비가 가장 많은 여름철인 데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가 고시한 지난 18일 기준 육계(중품) 1㎏당 소비자 가격은 4천807원으로 한 달 전보다 66원(1.4%)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1월 닭값이 4천800원대였음을 고려하면 지난 17일이 초복이었다는 게 무색할 정도다.

1년 전 이 시기 닭 소비자 가격은 5천300원 정도에 거래됐다.

반면 올해는 닭값이 5천원을 넘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닭값 하락의 원인 역시 삼겹살과 마찬가지로 공급 과잉에 있다.

육계 농가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오랜 기간 닭을 사육하지 못한 것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부쩍 늘린 것이다.

월드컵 및 아시안게임 특수를 겨냥한 것도 사육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여름이 되면 복날을 비롯해 야외활동이 늘어 닭 소비 증가와 함께 가격도 오르기 마련인데 AI 피해를 본 농가들이 경쟁적으로 입식을 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며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휴가철에 가격이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