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닐로·장덕철 사태로 본 가요계 고질병 '사재기 의혹'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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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음원 순위 조작 의혹이 또 다시 대두되고 있다. 일명 '사재기' 의혹은 음원 차트에서 파급력이 떨어지는 인디신의 신인, 무명 아이돌 그룹 등의 발매된 지 꽤 된 음원이 특별한 화제성 없이 반짝하고 차트 상위권, 혹은 1위를 접수하면서 불거졌다.
최근 칵스 멤버 겸 DJ인 숀의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아이돌 음원이 강세인 시간대에 1위에 올랐다.
음원 사재기와 같은 의도적 순위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숀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기반으로 한 SNS 마케팅 외에는 한 것이 없으며 "결단코 음원 사재기나 불법 마케팅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무명 가수인 닐로(28)는 '지나오다'를 통해 멜론 등 대형 음원차트에서 깜짝 1위를 차지했다. 닐로는 바이럴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 순위 조작 의혹을 피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닐로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장덕철'의 '그날처럼'의 경우도 올해 초 음원 차트 1위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차트에 오랜 불신이 쌓인 누리꾼들은 아이돌 팬들의 스트리밍이 활발한 새벽 시간대에 1위를 차지한 점, 음원 상승 그래프 추이가 수상하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사재기 의혹에 힘을 더했다.
◆ 수상한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 2018년 가온차트 1분기 음원 결산에 따르면 장덕철의 '그날처럼'이 1위, 2분기에선 닐로의 '지나오다'가 1위를 차지했다. 가온차트 측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1분기, 2분기 모두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음악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에 '지나오다', '그날처럼'이 소개된 후 차트 순위가 급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숀의 '웨이 백 홈' 또한 이 페이지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 그 또한 바이럴 마케팅을 했고 일반 이용자 수가 저조한 새벽 시간대에 1위를 찍었다.
닐로 논란 이후 멜론, 지니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선 이른바 차트 프리징을 실시하고 있다. 사재기가 시도될 수 있는 오전 1~7시 새벽 시간대 차트를 운영하지 않도록 하고 음원 조작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숀의 노래는 밤 12시에 1위로 올라섰고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차트에서 1위로 노출됐다.
리메즈 측은 "음원 사재기나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해 조작하지 않았다"며 "타깃층 분석을 통한 SNS 마케팅 효과"라고 했지만, 바이럴 업체들이 파워 페이지에 건당 돈을 내고 홍보성 콘텐츠를 게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법' '꼼수'라는 비난이 일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잘 알려지거나 팬덤이 없는 뮤지션의 노래가 차트에 진입할 때 방송 등 외적 배경이 있는데 숀은 아이돌 이외 음원이 급격히 하락하는 시간대이자 차트 프리징 직전에 1위를 차지했다"며 "합리적인 의구심은 든다"고 말했다.
올바른 역주행송 중에는 'EXID'의 '위아래',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한동근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등이 있다. 이 곡들은 유튜브, 방송, 라디오 등을 통해 화제를 모은 뒤 차트에서 1위를 한 경우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일부 페이지들은 사용자 계정을 대량 구매해 '좋아요'와 댓글 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 JYP, 윤종신도 한 목소리…가요계 생태계 개선 가능할까 숀 측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음원 사재기 문제에 대해 공론화 하기 시작했다.
박진영은 지난 18일 SNS를 통해 여러 기획사의 이 문제를 논의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며,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윤종신도 SNS에 글을 올려 차트 진입이 목표가 된 현실을 개탄하며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와 '톱 100' 전체재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음원사이트의 첫 페이지가 개인별로 자동 큐레이션 되어야 하며 '톱 100' 전체재생 버튼을 없애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회장 신주학, 이하 ‘한매연’)은 엽합 차원에서 사재기 논란에 대해 논의하고 공정한 음원 경쟁을 위해 전문가 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주학 한매연 회장은 "지난 닐로 문제 당시 관련 기관을 통해 이 내용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결국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면서 "매번 이렇게 음원 차트에 반짝 1위만 하면 우선 사재기 의혹부터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노래를 하는 가수에게도 상처가 되고 음악을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도 불신만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문화부와 조율해 전문가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의 움직임이 나오자 숀의 소속사는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 요청서를 접수하고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소속사는 주요 음원사이트 등에 숀의 음원에 대한 불법 이용 내역 조사와 발매 이후 시간대별, 이용자별 상세 내역 제공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고도 설명했다.
숀 측의 주장과 의혹이 팽팽한 가운데 현재로써는 놀라운 사재기 기술을 통한 인위적인 순위 조작인지, SNS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인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최근 칵스 멤버 겸 DJ인 숀의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아이돌 음원이 강세인 시간대에 1위에 올랐다.
음원 사재기와 같은 의도적 순위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숀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기반으로 한 SNS 마케팅 외에는 한 것이 없으며 "결단코 음원 사재기나 불법 마케팅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무명 가수인 닐로(28)는 '지나오다'를 통해 멜론 등 대형 음원차트에서 깜짝 1위를 차지했다. 닐로는 바이럴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 순위 조작 의혹을 피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닐로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장덕철'의 '그날처럼'의 경우도 올해 초 음원 차트 1위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차트에 오랜 불신이 쌓인 누리꾼들은 아이돌 팬들의 스트리밍이 활발한 새벽 시간대에 1위를 차지한 점, 음원 상승 그래프 추이가 수상하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사재기 의혹에 힘을 더했다.
◆ 수상한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 2018년 가온차트 1분기 음원 결산에 따르면 장덕철의 '그날처럼'이 1위, 2분기에선 닐로의 '지나오다'가 1위를 차지했다. 가온차트 측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1분기, 2분기 모두 정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음악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에 '지나오다', '그날처럼'이 소개된 후 차트 순위가 급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숀의 '웨이 백 홈' 또한 이 페이지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 그 또한 바이럴 마케팅을 했고 일반 이용자 수가 저조한 새벽 시간대에 1위를 찍었다.
닐로 논란 이후 멜론, 지니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선 이른바 차트 프리징을 실시하고 있다. 사재기가 시도될 수 있는 오전 1~7시 새벽 시간대 차트를 운영하지 않도록 하고 음원 조작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숀의 노래는 밤 12시에 1위로 올라섰고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차트에서 1위로 노출됐다.
리메즈 측은 "음원 사재기나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해 조작하지 않았다"며 "타깃층 분석을 통한 SNS 마케팅 효과"라고 했지만, 바이럴 업체들이 파워 페이지에 건당 돈을 내고 홍보성 콘텐츠를 게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편법' '꼼수'라는 비난이 일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잘 알려지거나 팬덤이 없는 뮤지션의 노래가 차트에 진입할 때 방송 등 외적 배경이 있는데 숀은 아이돌 이외 음원이 급격히 하락하는 시간대이자 차트 프리징 직전에 1위를 차지했다"며 "합리적인 의구심은 든다"고 말했다.
올바른 역주행송 중에는 'EXID'의 '위아래',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한동근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등이 있다. 이 곡들은 유튜브, 방송, 라디오 등을 통해 화제를 모은 뒤 차트에서 1위를 한 경우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일부 페이지들은 사용자 계정을 대량 구매해 '좋아요'와 댓글 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 JYP, 윤종신도 한 목소리…가요계 생태계 개선 가능할까 숀 측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음원 사재기 문제에 대해 공론화 하기 시작했다.
박진영은 지난 18일 SNS를 통해 여러 기획사의 이 문제를 논의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며,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윤종신도 SNS에 글을 올려 차트 진입이 목표가 된 현실을 개탄하며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와 '톱 100' 전체재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음원사이트의 첫 페이지가 개인별로 자동 큐레이션 되어야 하며 '톱 100' 전체재생 버튼을 없애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회장 신주학, 이하 ‘한매연’)은 엽합 차원에서 사재기 논란에 대해 논의하고 공정한 음원 경쟁을 위해 전문가 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주학 한매연 회장은 "지난 닐로 문제 당시 관련 기관을 통해 이 내용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결국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면서 "매번 이렇게 음원 차트에 반짝 1위만 하면 우선 사재기 의혹부터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노래를 하는 가수에게도 상처가 되고 음악을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도 불신만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문화부와 조율해 전문가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의 움직임이 나오자 숀의 소속사는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 요청서를 접수하고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소속사는 주요 음원사이트 등에 숀의 음원에 대한 불법 이용 내역 조사와 발매 이후 시간대별, 이용자별 상세 내역 제공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고도 설명했다.
숀 측의 주장과 의혹이 팽팽한 가운데 현재로써는 놀라운 사재기 기술을 통한 인위적인 순위 조작인지, SNS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인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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