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우의 부루마블] 중국 물량공세에…중소 게임업체 절반이 적자
국내 게임업계가 상반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매분기 실적 경신 행진이 2분기 잦아든 것. 기대에 못미치는 신작 출시 효과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중소 업체 절반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게임시장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3사(3N)는 2분기(4월~6월) 1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넥슨 4000억대 후반, 엔씨소프트 4000억원대 중반, 넷마블 5000억원대 후반이 유력하다. 이는 1분기 1조8778억원과 비교해 3000억원 이상 줄어든 매출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실적을 견인할 신작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넥슨은 모바일 MMOPR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카이저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부진했고,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대규모 업데이트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다. 넷마블이 '아이언쓰론', '테리아사가', '나이츠크로니클' '해리포터' 등을 출시하면서 2분기 턴어라운드가 기대되지만, 마케팅비용도 증가로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도 한 몫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게임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2000억원으로 상위 30위권 가운데 10개가 중국 게임이다. 반면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은 16개월간 묶여있다.

중소 게임사 가운데 절반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N은 1분기 전체 매출의 72%, 영업이익의 88%를 점유했다.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이 점쳐진다. 반대로 하위 10개 업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 7~8개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지출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이 마저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쉽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제2의 배틀그라운드'를 만드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설명이다. IP(지식재산권)와 신사업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도 언급되지만 단기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의 막강한 자금력을 중소 업체들이 당해낼 수 없다. 국내 시장에서는 독창적인 콘텐츠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며 "다만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유럽, 남미와 같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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