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체 한샘이 부진한 2분기 실적에 급락했다. 실적 발표 전부터 주가가 고꾸라져 정보가 미리 샌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샘은 8300원(8.02%) 내린 9만5200원에 마감했다. 1년 내 최저가로 떨어지면서 주가는 4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실적 부진·공매도 폭탄에 급락한 한샘
원인은 예상보다 부진한 2분기 실적이다. 한샘은 이날 장 마감 후 2분기 매출이 4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줄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매출 5267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내수경기 부진으로 주택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사업이 신통치 않았다. 한샘 관계자는 “인테리어 부문 매출이 1407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9.0%, 올 1분기와 비교해 14.6% 줄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9471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와 40.4% 줄었다.

이날 한샘 주가는 실적 발표 전부터 급락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련 자료가 사전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선물시장에서 한샘 8월 만기 주식선물이 급락하자 기초자산인 한샘 주식도 뒤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급락세는 오후 1시24분께 한샘 선물이 1단계 가격제한폭인 -10%(9만3100원)까지 떨어지고 나서야 멈췄다.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선물 매도에 나섰다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 비중 순위 22위에 불과했던 한샘은 19일 1위로 올라섰다. 이날 한샘의 공매도 비중은 전체 거래대금의 45.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진한 실적을 이용한 공매도 등 투기적 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