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무용은 워낙 치열하다 보니 자기중심적으로 되기 쉬운 것 같아요. 우리 재단은 경쟁을 넘어 세상을 돌아볼 줄 알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티스트를 키우고 싶어요.”정무성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 이사장(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계동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수상 실적을 내는 걸 넘어 사회 환원의 가치를 아는 예술가를 육성하는 것이 장학 사업의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2009년 문화예술 장학 사업을 시작한 정몽구재단은 클래식, 무용, 국악 분야에서 누적 2800여 명을 지원했다. 재단 지원 덕에 가정 형편과 상관없이 많은 학생이 재능을 꽃피웠고, 재단은 영재들의 ‘키다리 아저씨’로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15년간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며 한국 클래식계 성장을 견인해 왔다. 정성 어린 지원을 받은 영재들은 유수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K클래식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 세계적 권위의 그라모폰상(영국)에 이어 디아파종상(프랑스)까지 거머쥔 피아니스트 임윤찬, 최근 서울국제콩쿠르에 우승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선율도 재단 장학생 출신이다.그가 말한 ‘사회 환원’은 재단 장학 사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재단은 악기 대여, 학비 및 콩쿠르 경비 제공 등 재정 지원으로 장학생이 예술에 집중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온드림 스테이지, ONSO stage(온소 스테이지), 계촌클래식축제 등에서 연주 경험을 쌓아 나눔의 가치를 체득할 수 있도록 한다.“자녀들이 음악을 전공해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잘 압니다.(웃음) 아티스트 성장 주기에 맞는 단계별 지원은 물론이고 음악가로 자라는 데 필요한 다양한
서울 관악구에 있는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이 국내 병원 수출의 새 모델을 완성했다. 현지 파트너 없이 베트남에 단독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열면서다.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은 이달부터 베트남 하노이에 ‘H+ 인터내셔널 메디컬센터 헬스케어&폴리클리닉(H+ 하노이·사진)’ 운영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H+ 하노이는 하노이 서호군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피스 빌딩 7~8층에 연면적 3000㎡ 규모로 문을 열었다. 내년 2월 정식 개원한다.한국 의료법인이 현지 파트너 없이 해외 의료시장에 단독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의사 개인이 해외에 작은 클리닉 등을 여는 사례는 종종 있었다. 규모가 큰 병원 등의 진출은 모두 현지 파트너가 지분을 일부 보유하는 방식 등으로 참여해왔다.병원 측은 베트남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한국 의료진과 베트남 현지를 연결하는 국제다학제진료를 도입했다. 한국과 베트남 간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한 뒤 현지에서 원격진료·자문이 필요하다고 의뢰하면 한국에 있는 의료진이 진료에 참여한다. 현지 의료진은 실시간으로 환자 진료기록과 건강검진 데이터 등을 한국 의료진에게 공유해 치료 전략을 함께 세운다. ICT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과 베트남 간 물리적 거리를 줄인 것이다.원격협진 중 베트남보다 한국에서 진료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으로 이송해 수술 등을 할 수 있다. 현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교민이 한국에 돌아오면 후속 진료 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환자 맞춤형 사후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내과와 외과,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욕망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돈의 가면을 쓸 때 종종 잔혹해진다. 이성을 무너뜨리고 폭력을 수반할 때가 많아서다.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흥행작 ‘오징어 게임’은 돈과 존엄을 맞바꾸는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을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놀이로 풀어낸다.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 역시 변한 건 없다. 시청하는 내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돈과 빚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돈으로 쌓고 피로 얼룩진 계급 피라미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 456번(성기훈·이정재 분)이 돈보다 귀한 ‘목숨값’을 받으러 게임에 돌아온다. 456번이 낸 균열은 돈의 먹이사슬을 끊는 시발점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저 생채기에 그칠 것인가. 빵과 복권,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지옥‘속편의 딜레마’는 주로 이럴 때 생긴다. 익숙함이 진부함으로 바뀌거나, 새로운 서사가 명분을 잃거나. 3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총 7화 중 1~2화까지 게임은 벌어지지 않는다. 대신 456억원을 손에 쥔 전 우승자 성기훈이 돌아온 이유와 게임에 참여해야 하는 당위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긴 프롤로그지만 다행히 지겹지 않다. 시즌1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딱지맨(공유 분)의 존재감이 극 초반을 채운다.성기훈은 게임장에 돌아가려고 딱지맨을 뒤쫓는다. 새로운 참가자를 물색하는 딱지맨은 태평스럽게 양손에 빵과 복권을 잔뜩 들고 공원 노숙자를 찾는다. 그는 이들에게 빵으로 허기를 달랠지, 실낱같은 가능성을 안고 복권을 긁을지 선택을 종용한다. 빵을 바닥에 버리고 짓밟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