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고속버스터미널 주변 아파트 공사 현장.
속초고속버스터미널 주변 아파트 공사 현장.
강원 속초시에 다양한 주택들이 분양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아파트,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의 공급이 급증했다. 가격은 입지나 입주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속초시는 교통이 편리해지고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세컨드 하우스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며 “여기에 발맞춰 건설사들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준공된 아파트, 억대 프리미엄 붙어

지난 20일 현대건설은 중앙동 468의 19 일대에 짓는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속초 센트럴’의 모델하우스를 개관했다. 오피스텔 138실, 아파트 256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지다. 바다를 영구조망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관심을 모은 건 분양가였다. 아파트 분양가가 속초에서는 최고가로 3.3㎡당 1200만원을 넘었다. 바다 조망이 좋다는 전용 84㎡A형은 최고 분양가가 4억950만원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36층에 배치되는 114㎡는 분양가가 8억8000만원에 달한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가 해안가와 가깝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다보니 탁 트인 조망을 누릴 수 있다”며 “속초 앞바다는 물론 설악산, 청초호 등의 조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지에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갖춰진 스카이 전망대가 있다.
속초 영랑호 주변의 타운하우스와 주택 밀집지역.
속초 영랑호 주변의 타운하우스와 주택 밀집지역.
분양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음에도 신규 분양 아파트는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준공된 아파트에는 웃돈(프리미엄)이 붙었고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 완공된 청호동 ‘속초청호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가는 2억5000만원 정도였지만, 최근 실거래된 가격은 3억9000만원이다. 3년 만에 1억4000만원 올랐다. 영랑호 주변에 작년 말 준공된 ‘e편한세상 영랑호’는 매물을 찾기 어렵다. 전용 84㎡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양가 대비 2000만원 오른 2억7000만원 정도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세가 급등해 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 대비 1억2000만원가량 오른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완공된 ‘속초 영랑호인트라움’은 10억원에 달하는 고급타운하우스지만, 입주가 순조로운 편이다. 전용 161~165㎡ 28가구로, 영랑호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바다 조망 따라 희비 엇갈려

속초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세컨드 하우스 수요자의 관심도 받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져서다. 지난해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 전 구간이 개통돼 서울에서 속초까지 9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서울~강릉 간 KTX를 이용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속초는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고성, 양양, 강릉 등 주변 도시로의 연결성이 좋은 편이다. 주말이나 휴가 때 쉴 곳을 마련해 두려는 세컨드 하우스 수요가 늘었다. 신웅재 e편한플러스 공인중개사 대표는 “속초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투자용이자 세컨드 하우스용”이라며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싸고 규제도 적어 진입 장벽이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망권 여부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강조했다. 최근 새 아파트가 쏟아진 곳은 속초시의 주거지역인 조양동과 교동이다. 조양동에서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는 속초KCC스위첸, 속초서희스타힐스 더베이, 양우내안애 오션 스카이, 속초 조양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속초자이, 속초조양휴먼빌 등이다. 교동에선 3개 아파트가 공사 중이다. 이들 단지는 내년부터 줄줄이 집들이에 들어갈 예정이다. 웃돈은커녕 분양가를 밑돌고 있는 형편이다. 주변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분양가의 절반 수준이어서다.

속초 조양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전용 59㎡ 기준) 분양권은 최근 2억원에 거래됐는데, 이 단지와 바로 붙어 있는 부영아파트의 현재 매매시세는 1억2000만~1억3000만원 정도다.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있지만, 인구가 8만 명 정도인 속초에서 웃돈까지 주고 들어갈 수요는 많지 않다고 일선 중개업소는 전했다. 속초에서 50년째 살고 있는 김모씨는 “호텔도 늘고 관광객이 많아져서 처음에는 좋았지만 계속되는 공사 소음과 주말 차량 정체로 생활은 더 불편해졌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