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기기보다 더 정확하게 피 한 방울로 초기 단계 암까지 찾아낼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피 한방울로 초기 암 족집게 진단"
이병철 진캐스트 연구소장(사진)은 22일 “지난달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이달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위암, 대장암 등 모든 암에 적용 가능하다. 2016년 설립된 진캐스트 공동창업자인 이 소장은 “국내외 인허가를 동시 추진할 것”이라며 “내년 말이나 2020년 초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암 진단은 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기기를 사용하거나 병변 조직을 떼어내 직접 검사한다. 하지만 초기 단계 암은 크기가 작아 조기 진단할 확률이 1%에 그친다.

진캐스트의 암 진단키트 ‘지씨 캔서 키트’의 암세포 검출 민감도는 0.0001%다. 유전자 100만 개 가운데 암 유전자가 한 개만 있어도 이를 잡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로슈진단 제품보다 1000배, 일루미나 제품보다 100배 정확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진캐스트는 유전자를 선별적으로 증폭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진단에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했다. 혈액 10mL로 2시간30분 만에 암 진단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비용도 150만원 안팎인 영상 촬영이나 조직검사 등 기존 검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높은 확률로 암을 조기 진단할 뿐 아니라 치료 중인 암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소장은 “암 진단 관련 시장 규모는 미국만 30조원에 달한다”며 “제품이 출시되면 연 매출 1조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