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사진)이 경매에 나왔다. 해외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단골로 찾는 곳이다.

22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성북동 330에 있는 한국가구박물관 건물과 토지가 23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작년 8월 경매가 개시됐다. 지난 3월 기준 감정가는 403억4152만원이다.

'한국가구박물관' 법원 경매로 나왔다
한국가구박물관 일대 건물과 토지가 통째로 경매에 나왔다. 총 2630㎡ 규모 건물 3개 동과 일대 토지 8036㎡, 지상 수목 540그루 등이 일괄 경매된다. 이 부동산 등은 원양어업을 개척한 고(故)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의 후손 심철 씨가 소유하고 있다. 1순위 근저당권자인 국민은행이 192억원의 채무를 사유로 경매를 신청했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문화재가 아니므로 경매로 낙찰받더라도 구청에 신고하거나 허가받지 않아도 된다. 기존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에는 소유자 등 변경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한국가구박물관은 전통가옥과 목가구, 유기, 옹기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서울 시내와 남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있다. 해외 주요 인사 방한 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통로로 종종 쓰였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는 정상 부인들이 찾았다. 2013년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14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방문했다. 올초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회동 장소로 쓰였다.

이 박물관은 2015년과 작년에도 경매에 나왔으나 각각 취하된 적이 있다. 2015년엔 고종황제 아들 의왕이 별궁으로 사용한 성락원 일부 부지(184㎡)와 함께 나왔다. 당시 한국가구박물관 건물 감정가는 181억원이었다. 작년 초엔 건물과 일부 토지(730㎡)가 경매에 나왔다가 취소됐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지난 두 차례엔 각각 개인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했고, 채무액은 5억~19억원 수준이라 소유자가 빚을 상환해 경매를 취소했을 것”이라며 “이번 경매는 채무 액수가 상당해 실제 경매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