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보험 부족한 한국에 기회 있다"
데미언 그린 메트라이프생명보험 사장(사진)은 “한국 보험시장은 건강과 사망보장 등에서 여전히 성장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린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보험사인 스위스리의 국가별 사망 보장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아시아 국가 중 사망 보장이 가장 부족한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린 사장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2014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의료비에서도 한국 국민의 자기 부담 비율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의료비 지출 중 자기부담률은 34%로, 일본(13%)의 3배가량이며 중국(32%)보다도 높다. 그린 사장은 “이런 기회를 적극 포착해 메트라이프생명의 사업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한국 국민에게 재정적인 안정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린 사장은 영업의 세 가지 축으로 △중대질병(CI)을 보장해주는 ‘미리 받는 변액종신보험 공감’ △노후생활자금에 특화된 ‘변액유니버셜 오늘의 종신보험 Plus’ △외화보험인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을 제시했다.

그린 사장은 메트라이프생명의 비전도 밝혔다. 그는 “고객, 직원, 주주, 한국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는 ‘최고’의 회사가 될 것”이라며 “이들 이해당사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달할 때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출범 29주년을 맞은 메트라이프생명에 대해선 ‘매우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한국 보험업계에서 꾸준하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몇 안 되는 외국계 보험사 중 하나가 메트라이프생명”이라고 평가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216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외환위기 이후 19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린 사장은 “지난해 전체 수입보험료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메트라이프생명은 전년 대비 12% 증가하면서 10대 생명보험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한국 보험시장이 개선해야 할 점도 조심스레 지적했다. 그린 사장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재무건전성이나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등) 크게 보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지 말고 일관성 있게 꾸준한 규제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는 포퓰리즘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되며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 사장은 “자살보험금 이슈는 흥미로웠다”며 “감독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업계도 나름 입장이 있었다”고 에둘러 말했다. 2년 전 금융감독원은 소멸시효가 지나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뒤에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보험회사를 압박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린 사장은 “생명보험업은 (약관 해석에) 그레이존(회색지대)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이 너무 극단적이지 않고 조화롭고 밸런스 있는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