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호의 데스크 시각] '워라밸 팁'만으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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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규호 문화부장
![[장규호의 데스크 시각] '워라밸 팁'만으론 안 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07.14213012.1.jpg)
사무직에 특히 '발등에 불'
기분만 그런 게 아니다. 52시간 근로제 시행 한 달을 맞아 착잡해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 한 대기업 부장급은 이렇게 털어놓는다. “부장인 나도 일 좀 하다 보면 주 52시간은 무조건 넘어가고 많으면 60시간까지 한다. 회사에서 근로시간 단축 7월 시행을 앞두고 이전 6개월간 예비 실행을 했다. 이때부터 오후 6시 퇴근 후 집에 가서 클라우드로 회사 컴퓨터에 접속해 일을 했다. 회사에 남아 일해도 근로시간은 그냥 52시간으로 적어낸다. 야근비, 석식비, 교통비도 못 받는다. 회사가 인력을 마냥 늘릴 수 없으니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장 얘기는 다시 이어진다. “12시간 분량의 일이 새로 주어지면 담당 직원은 사람을 더 뽑자고 매니저에게 요청해야 한다. 매니저가 사람을 못 뽑으면 그것은 회사 책임이 된다. 하지만 어려운 기업 경쟁 환경을 모르는 바 아니니 12시간 분량 일을 그냥 기존 직원들로 해낸다.” 탄력근로제 적용 기간을 6개월로 늘리자는 등 근로시간 단축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 각계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선 직장인, 노동자들이 그 짐을 오롯이 지고 있는 모습이다.
노사 자율, 컨센서스 더 중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합의하면 근로시간(기존 주 35시간)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노동개혁안을 작년에 밀어붙여 결국 통과시켰다. 이 정도 리더십을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사회 전체의 지혜를 모아 내는 실용적인 접근에 머리를 맞대는 성의는 있어야 한다.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