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승 이소영 "그동안 성적에만 집착…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 이소영(21)은 화려했던 아마추어 시절을 프로 무대에서도 재현할 태세다.

22일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최혜진(19)과 배선우(24)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이소영은 장하나(26), 최혜진에 이어 세번째로 시즌 2승 고지에 올랐다.

상금랭킹도 5위로 끌어올린 이소영은 "신인 때 우승 한번 하고 우승이 없어서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이소영은 신인이던 2016년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지만 이후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우승하고도 이후 기복이 심한 경기력 탓에 신인왕을 이정은(22)에게 내줘야 했고 2년차이던 작년에는 상금랭킹 20위에 그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해도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우승을 올리긴 했지만 이후 6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톱10 입상 한번 없을만큼 잘 풀린 건 아니었다.

이소영은 "기술적인 문제는 크게 없었다"면서 "그동안 너무 성적에만 집착했던 것 같다.

경기가 즐겁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번 우승은 프로 선수 이소영에게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우승이나 두번째 우승과 달리 18홀 동안 짓누른 팽팽한 압박감을 잘 이겨냈기 때문이다.

이소영은 "사실 공동선두로 나섰지만 일부러 3위 이내에만 들면 된다고 목표치를 낮춰 자신을 다독였다"면서 "1, 2타차 선두여서도 그다지 초조하지 않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소영은 "버디가 나오지 않은 2번홀부터 11번홀까지 9개홀 동안 잘 참고 버틴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소영은 "이번 시즌 목표가 1승이었는데 초과 달성한 셈"이라면서 상금왕 욕심은 없냐는 질문에 "남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에둘러 의욕을 드러냈다.

이날 이소영은 절친한 후배 최혜진과 맞대결을 펼쳤다.

최혜진은 국가대표 생활을 2년이나 함께 하며 2014년 퀸시리키트컵 정상 탈환과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던 금메달을 합작했다.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도 닯은 꼴이다.

투어 선수 가운데 서로를 가장 친한 언니 동생으로 꼽는 사이지만 최종 라운드에서는 대화가 거의 없었다.

프로 무대에서 처음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다보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소영은 "서로 잘해보자는 생각에 말을 줄였다"며 웃었다.

이소영은 "(최)혜진이가 오늘따라 퍼트가 지독하게 안 들어갔다"면서 "퍼트가 되는 날에는 당해내기 힘든 선수"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