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년간 경제거품에다 무역전쟁이란 외부 충격까지 겹쳐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시장이 먼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지난 3개월 동안 8% 절하돼 지난 1년 새 최저이고, 상하이증시는 올 들어 15.7%나 하락했다. 기업 자금난도 심각하다. 상반기에만 공모 회사채 부도가 165억위안(약 2조7500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16년(207억위안)의 80%에 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8일 ‘미국과의 무역전쟁보다 더 큰 중국의 걱정’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당국이 비은행권과 핀테크업체의 그림자 금융(비제도권 금융) 단속을 강화해 기업 자금난이 가중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된 “거품의 축제에 흥청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샤오링 칭화대 학장의 강연을 인용하며, 중국 경제를 견인해온 기술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따른 중국의 ‘긴축 발작’ 우려가 크다는 분석도 줄을 잇는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무역전쟁 와중에도 2분기 6.7% 성장했다. 하반기 6.5%로 둔화돼도 올해 성장률이 6.6%로 당초 목표(6.5%)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소득 향상으로 내수 비중이 커졌고, 대미 수출이 총수출의 18.8%(2008년 31.0%)로 축소된 질적변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선진화와 부채 감축 정책의 후유증은 장기·안정적 성장을 위해 겪어야 할 성장통(痛)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 않다. 무역전쟁의 파장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전쟁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중국 기업 자금난이 신용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낮다 해도 간과할 수준은 아니다. 기업 부채,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등 3대 ‘회색 코뿔소(파급력을 알고도 손 쓰기 힘든 문제)’는 큰 고통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IMF가 중국의 5%대 성장 하락 시기를 2022년으로 내다봤지만 훨씬 빨라질 수도 있다.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큰 한국으로선 거시경제 운용이 더욱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