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오른쪽 두 번째부터)과 이충곤 에스엘 대표,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의장 등은 2015년 노사민정 협력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구시 제공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오른쪽 두 번째부터)과 이충곤 에스엘 대표,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의장 등은 2015년 노사민정 협력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구시 제공
경제부시장으로 역대 최장수 기간을 재직하며 대구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떠나는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의 친기업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2011년 2월부터 경제부시장을 맡은 김 부시장은 7년5개월간 근무를 끝내고 23일 퇴임했다. 광역자치단체에서 3~4년만 해도 최장수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기록이다.

김 부시장이 민선 5기부터 7기 초까지 경제 사령탑을 맡은 것은 기업을 최우선에 두는 정책과 모델을 개발하며 기업 유치에 전력한 열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부시장은 노사 화합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그는 “아무리 좋은 그릇(산업단지)과 정책을 마련해도 노사 평화가 없는 도시는 기업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2014년 9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노동계와 함께 전국 최초로 대구 노사정 평화대타협을 선언했다. 노동계는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붉은색 머리띠와 조끼를 추방했다. 경영계는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복지 향상, 고용의 질 개선을 약속했다. 대구시의 한 국장은 “울산에 있던 현대로보틱스의 경영진이 본사 이전을 위해 중국과 대구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대구로 결행한 중요한 원인도 대구의 안정된 노사문화였다”고 말했다. 대구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노사분규가 가장 심한 곳이었다. 2004년 41건이던 노사분규는 2010년 이후 평균 3.3건으로 줄었다.

대구시가 노사정 대타협 성사시킨 비결은
물, 에너지, 의료산업 등 대구 5대 신산업의 기반을 마련해 대구 경제 체질 변화의 기틀도 마련했다. 의료기관이 해외에 진출할 때도 규모가 큰 병원이 갈 때는 실무자를 보냈다. 하지만 개인병원이 해외에 진출할 때는 휴일에도 상관하지 않고 동행해 힘을 실어줬다. 그는 부시장에 부임한 뒤 골프채를 내려놓았다. 대구는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에서 인천과 부산을 제치고 2016년부터 비수도권 1위로 올라섰다.

대구의 하수처리장 등 인프라를 기업에 개방해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테스트베드 전략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구시가 함께하는 PPP(민관협력) 전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분산형 에너지, 청정에너지 자족도시 계획은 대구 스마트시티 사업을 선도해가는 밑거름이 됐다. 대구시가 올해 세 개의 스마트시티 국비사업을 따낸 것도 의료 물 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에 집중한 결과다.

그는 총선 때마다 되풀이돼온 정치 입문 요청도 거절했다. 그는 “대구로서는 경제부시장의 할 일이 국회의원 세 명의 역할보다 더 중요하고 절박한 시기였다”며 “대구가 글로벌 1등 도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원장은 “개인 병원장들이 바쁜 일과를 감안해 의논할 일이 있으면 부르지 않고 직접 찾아왔다”며 “김 부시장 열정에 감동해 대구로 기업을 옮긴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