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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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타 메수트 외질이 결국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러시아 월드컵 전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으로 정치적 논란에 휘말려오다 내린 결정이다.

외질은 2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 "독일축구협회로부터 당한 부당한 대우와 다른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더는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면서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무거운 심정으로 돌아보면서 인종차별과 무례함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더는 독일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에 많은 선수가 이중 국적을 가진 상황에서 축구계는 인종차별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그동안 자부심을 느끼며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외질은 "독일 팬들과 코칭스태프, 팀 동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왔던 만큼 은퇴 결정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터키계 독일인인 외질은 2009년 2월 노르웨이와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이번 러시아 월드컵까지 A매치 93경기에 나서 23골을 넣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태어나 2006년 샬케04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베르더 브레멘을 거쳐 2010년 독일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뒤 이적료 1500만 유로(약 199억원)의 몸값으로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4시즌 동안 정규리그 105경기를 뛰면서 19골을 넣는 좋은 활약을 펼친 외질은 2013년 9월 5000만 유로(약 664억원)의 이적료로 아스널에 입단하는 등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외질은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동료이자 역시 터키계인 일카이 귄도안과 함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찍은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독일 팬들로부터 민족적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공격을 받았다. 독일 대표팀이 조별리그 무대에서 맥없이 무너지자 외질과 귄도안이 대표팀의 분위기를 무너뜨렸다는 언론의 평가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결국 외질은 자신의 SNS에 그동안 겪어왔던 설움과 함께 이슬람 문화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여온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장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그대로 담으면서 독일 대표팀 유니폼 반납을 선언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