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연구회·민변 출신 지적에 '보수적 가치' 강조
노정희 "법적 안정성 추구가 사법의 본질"… '이념편향' 해명
노정희(55·연수원 19기) 대법관 후보자가 이념 편향성을 지닌 게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우려에 "법적 안정성 추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노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법적 안정성의 추구는 사법의 본질적인 속성이라고 생각한다"며 "법관은 언제나 형평과 정의의 칼날 아래 서 있음을 명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대적인 흐름과 사회적 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관습을 답습하는 것만으로는 법적 안정성이 달성되지 않음도 알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법적 판단을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법적 안정성'이라는 보수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의 '이념 편향' 지적을 적극적으로 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수 야권 진영은 노 후보자가 진보적 성향인 우리법연구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라는 점을 두고 재판의 중립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청문위원들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고 해 진보라고 단정하거나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시각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노 후보자는 1990년 판사로 임용하면서 우리법연구회에 가입했다가 2008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95년 변호사 개업 후 2001년 판사 재임용까지는 민변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했다.

이날 노 후보자는 또 자신의 불우한 성장기 시절을 공개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판결에 앞장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가, 2년 후 어머니마저 병환으로 돌아가시면서 힘든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며 "제가 보고 듣고 경험한 가난은, 사람의 의지를 나약하게 하고 관계에 상처를 남기고 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의 경험들은 지난 28년간 판사와 변호사로 수많은 사람을 만날 때 그들의 고단한 삶과 처지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