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신용대출금리도 '고공행진'…가계 빚부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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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가장 높아 5%에 육박
우리은행,3.8%로 가장 낮은 수준
우리은행,3.8%로 가장 낮은 수준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금리는 지난 5월 4.56%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3.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9개월만에 0.78%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신용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배경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은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도 연내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내 5대 은행 가운데서는 KEB하나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4.91%(6월 기준)를 기록하며 5%에 육박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4.56%, KB국민은행 3.95%, NH농협은행 3.95%, 우리은행 3.79% 순이었다.
지방은행은 이미 6%대를 넘어섰다. 같은기간 전북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88%에 달했다. 전북은행 측은 "서민자금 및 중금리대출을 제외하면 4.51%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6.09%, 제주은행 5.50%, DGB대구은행은 5.34% 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포용적 금융'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달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및 서민을 위한 새희망홀씨 대출을 대폭 확대(3월 15%→6월 25%)했다"며 "이 과정에서 평균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신용대출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신용대출 규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중 가계신용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3분기보다 16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은행권에서만 12조3000억원 증가했으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1조원을 돌파했다.
신용대출 규모가 증가한 배경은 생활비 마련을 위한 자영업자, 취약계층의 대출 수요가 꾸준하고,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1분기 6조9000억원으로 직전분기(12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6.9%를 기록해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은행들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모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며 "연체율 상승 등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의 빚 부담 완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