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결제로 우버와 차별화… 중동 14개국 승차공유앱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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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승차공유 1위 카림 - 무다시르 셰이카 CEO
여성승객 보호 강화 등
중동 전용 맞춤형 서비스
매달 8만개 일자리 창출
여성승객 보호 강화 등
중동 전용 맞춤형 서비스
매달 8만개 일자리 창출
한국은 교통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다. 풀러스, 럭시, 콜버스 등 여러 스타트업이 규제의 벽에 막혀 좌절을 맛보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고 매각됐다. 카카오택시도 정부와 택시단체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는 처지다. 그렇게 보낸 수년 동안 해외에선 교통 혁신으로 수십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달성한 유니콘 기업이 쏟아졌다. 중동을 주름잡는 카림과 동남아시아의 대표 주자인 그랩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두 회사는 승차공유의 대명사인 우버를 누르고 각자의 홈그라운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업 가치가 각각 12억달러, 60억달러에 이르는 두 유니콘의 공동창업자를 한국경제신문이 홍콩에서 만났다.
“카림은 매달 7만~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중동의 고민거리인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인 셈이지요. 각국 정부가 카림을 화끈하게 지원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중동의 우버’로 불리는 승차공유 스타트업 카림을 이끄는 무다시르 셰이카 대표(사진)는 “승차공유 스타트업이 여러 측면에서 중동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림이 활성화되면 지하철 같은 인프라 건설에 투입할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공유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 세금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카림은 중동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셰이카 대표가 맥킨지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 마그누스 올슨과 함께 2012년 이 회사를 세웠다. 카림은 UAE, 카타르, 파키스탄, 이집트, 터키 등 14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2000만 명 이상의 소비자를 확보했다. 카림에 밀린 우버가 아예 카림을 사들이려고 인수합병(M&A)을 타진하기도 했다.
셰이카 대표에게 해외의 쟁쟁한 경쟁자를 앞선 비결을 묻자 “중동의 특수한 문화를 잘 아는 로컬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란 답이 돌아왔다. 현지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현금 결제다.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콜센터와의 전화 통화로 차를 부르고 이용대금을 현금으로 낼 수 있는 시스템을 우버보다 1년 먼저 도입했다.
여성 승객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운전자 이력 검증을 깐깐하게 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그는 “세세한 장점들이 중동 소비자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페잉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운도 따랐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운전 금지령’을 해제하면서 여성 운전자를 대거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여성 고객 증가로 이어졌다. 셰이카 대표는 “여성 운전이 허용된 직후 여성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2년 안에 2만 명의 여성 운전자에게 소득을 올릴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셰이카 대표는 “아직 우리가 꿈꾸는 모습의 1~2%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며 “아프리카 등으로 진출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을 넘어 광범위한 인터넷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게 카림의 미래 비전”이라며 “지역 내 여러 비즈니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녹여내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승차공유 업체들처럼 카림도 이집트 등 일부 국가에서 택시업계의 집단 반발에 직면했다. 셰이카 대표는 “우리가 택시기사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오해는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며 “택시노조나 연합회 등과 자주 만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승차공유 기업들이 중동에서 고전했던 것은 현지 택시업계에 ‘적대적’으로 대립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리콘밸리와 중동의 창업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 묻자 “중동은 인재, 자금, 노하우, 네트워킹 등 여러 측면에서 실리콘밸리에 밀리고 있지만 발전 속도 면에선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며 “카림과 같은 성공 사례가 몇 개 더 나온다면 창업 허브로서의 입지가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의 주요 국가들은 ‘오일 머니’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지 매체 메나바이트에 따르면 중동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4억7500만달러(약 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아마존, 중국 디디추싱 등이 참여하는 사례도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홍콩=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카림은 매달 7만~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중동의 고민거리인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인 셈이지요. 각국 정부가 카림을 화끈하게 지원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중동의 우버’로 불리는 승차공유 스타트업 카림을 이끄는 무다시르 셰이카 대표(사진)는 “승차공유 스타트업이 여러 측면에서 중동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림이 활성화되면 지하철 같은 인프라 건설에 투입할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공유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 세금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본사를 둔 카림은 중동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셰이카 대표가 맥킨지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 마그누스 올슨과 함께 2012년 이 회사를 세웠다. 카림은 UAE, 카타르, 파키스탄, 이집트, 터키 등 14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2000만 명 이상의 소비자를 확보했다. 카림에 밀린 우버가 아예 카림을 사들이려고 인수합병(M&A)을 타진하기도 했다.
셰이카 대표에게 해외의 쟁쟁한 경쟁자를 앞선 비결을 묻자 “중동의 특수한 문화를 잘 아는 로컬 스타트업이기 때문”이란 답이 돌아왔다. 현지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현금 결제다.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콜센터와의 전화 통화로 차를 부르고 이용대금을 현금으로 낼 수 있는 시스템을 우버보다 1년 먼저 도입했다.
여성 승객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운전자 이력 검증을 깐깐하게 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그는 “세세한 장점들이 중동 소비자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페잉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운도 따랐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운전 금지령’을 해제하면서 여성 운전자를 대거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여성 고객 증가로 이어졌다. 셰이카 대표는 “여성 운전이 허용된 직후 여성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2년 안에 2만 명의 여성 운전자에게 소득을 올릴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셰이카 대표는 “아직 우리가 꿈꾸는 모습의 1~2%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며 “아프리카 등으로 진출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을 넘어 광범위한 인터넷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게 카림의 미래 비전”이라며 “지역 내 여러 비즈니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녹여내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승차공유 업체들처럼 카림도 이집트 등 일부 국가에서 택시업계의 집단 반발에 직면했다. 셰이카 대표는 “우리가 택시기사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오해는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며 “택시노조나 연합회 등과 자주 만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승차공유 기업들이 중동에서 고전했던 것은 현지 택시업계에 ‘적대적’으로 대립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리콘밸리와 중동의 창업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 묻자 “중동은 인재, 자금, 노하우, 네트워킹 등 여러 측면에서 실리콘밸리에 밀리고 있지만 발전 속도 면에선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며 “카림과 같은 성공 사례가 몇 개 더 나온다면 창업 허브로서의 입지가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의 주요 국가들은 ‘오일 머니’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지 매체 메나바이트에 따르면 중동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4억7500만달러(약 5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아마존, 중국 디디추싱 등이 참여하는 사례도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홍콩=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