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네" 한산한 해수욕장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람들이 휴가조차 꺼리는 모양새다.

폭염이 2주 넘게 이어진 25일 무등산 국립공원사무소 직원은 "계곡 곳곳에서 무질서 피서객과 실랑이했던 여느 해와 다르게 올해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탐방객 발길이 드물다"고 설명했다.

무등산 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이달 들어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 숫자는 네 번째 주말인 지난 22일까지 11만 8,40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 6,916명과 비교하면 20% 정도 감소한 것이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날씨가 더 좋았기 때문에 무등산 탐방객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 장마가 끝난 이후 7~8월의 무등산 탐방객은 등산객보다 시원한 계곡 물을 찾아오는 피서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탐방객 숫자가 감소하자 무등산 공원사무소는 기록적인 폭염때문에 감소한 것으로 추측하면서 피서객이 냉방시설을 갖춘 도심 쇼핑몰 또는 문화시설, 자동차로 곧장 닿을 수 있는 물놀이장으로 향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여파는 해수욕장에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도가 파악하기로 지난 주말까지 도내 55개 해수욕장을 이용한 피서객은 8만 1,580명이다. 작년 동기 10만 3,16명보다 약 20% 줄었다.

해수욕장 상인들은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 탓에 피서객이 휴가를 오지 않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적당히 더울 때라면 바다에서 피서를 즐기겠지만 그 이상으로 심하게 더우니 피서객 방문이 뜸해진 것 같다. 상인들도 극성수기로 접어드는 다음 주만 기대하고 있는 눈치"라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은 온라인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이 정도 폭염에서는 바깥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고역이더. 휴가 가다가 무슨 일 생길 듯", "오늘 제주도로 휴가간 친구한테 부럽다고 연락했더니 폭염 때문에 물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하더라. 더워도 너무 더우니 수영도 못하겠다", "썬크림을 발라도 요즘 같은 폭염에는 피부 화상입기 쉽다", "에어컨 켜놓고 '방콕'하는 게 최고의 휴가. 시원한 에어컨 앞에서 치킨이나 먹고 재밌는 예능이나 보겠다", "너무 더워서 아이들 데리고 어디 갈 엄두가 안난다. 근처 마트나 영화관으로 피서갈 예정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전남 도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전남 도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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