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상품무역분야서 딴 길…농업분야는 난항 우려도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제 갈 길을 가기로 하고 공식적으로 결별 절차에 착수했다.

지금까지는 WTO에서 EU가 영국을 대리해왔으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따른 피할 수 없는 후속 조치인 셈이다.
영국, 무역서도 제소리 낸다… WTO에서 EU와 결별 착수
WTO는 상품무역상의 회원국 권리와 의무와 관련, EU로부터 영국을 따로 떼어놓는 내용의 회원약정서 초안 2개를 164개 회원국에 회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는 WTO가 제2차 세계대전 후 무역질서를 관장해온 가트(관세·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를 대체, 1995년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U주재 영국 대사인 줄리언 브레이스웨이트는 트윗을 통해 "EU의 일부로 영국에 적용되던 양해와 약속을 그대로 복제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면서 "EU로부터 탈퇴를 준비하는 과정의 중요한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WTO도 성명을 통해 "WTO 회원국들은 3개월간 영국의 계획에 대해 살필 것"이라며 다른 회원국의 반대가 없다면 승인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은 WTO의 회원국이지만 그동안 그들의 권리가 명시돼 있지는 않았고, EU가 영국의 입장을 대리해왔다.

하지만 2016년 브렉시트 선언은 영국이 WTO에서 독자적으로 행동할 길을 열어놓았다.

영국 정부는 상품무역상의 회원약정서 초안과 관련해서는 회원들의 지지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비스무역과 관련한 후속 조치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농업분야에 관련해서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주요 농업국이 EU와 영국의 결별 조건에 반대해 추가협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난항이 예상된다.

이들 나라는 영국과 나머지 EU 회원국 간에 수출을 전환하는 데 유연성이 사라진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영국 무역 관리 출신인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의 데이비드 헤닉은 "오랜만에 영국이 진지한 무역협상을 벌이게 되면서, 영국 정부가 WTO에서 어떻게 협상을 하고, 국내의 논쟁도 어떻게 다룰지를 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