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맞은 CJ CGV, 주가는 연중 최저…왜?
극장가가 여름 성수기에 돌입했지만 CJ CGV 주가는 열사병을 앓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관람객수와 판관비 증가로 2분기 실적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5일 오전 11시1분 현재 CJ CGV는 전날보다 1000원(1.60%) 내린 6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6만1100원까지 밀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CJ CGV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근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 사업 실적이 티켓가격 인상과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흥행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증가 둔화와 판관비 증가로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 결과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 CGV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월 말 166억원에서 6월 말 156억원으로 낮아졌고, 현재는 143억원으로 뒷걸음질 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이 낮아진 눈높이도 맞추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 CGV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72억원을 기록해 기존 추정치 131억원과 컨센서스에 미달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10% 하향 조정했다.

성 연구원은 "2분기 국내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6억원으로 추정된다"며 "극장 티켓 가격 인상이 4월 중에 있었으나 2분기 국내 전체 관객이 0.3% 증가에 그쳐 매출 성장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인건비, 임차료 등 판관비는 크게 올라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CJ CGV가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는 해외 영화시장도 대부분 실적이 예상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과 터키 박스오피스는 지난해 2분기 '분노의 질주8'의 성과를 어벤져스가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영화 관련 업무가 광전총국에서 공산당 중앙선전부로 이관되면서 영화 개봉이 지연된 점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 터키의 경우 리라화 약세,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 따른 영화 개봉 지연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이달 들어 하이투자증권(10만2000원→8만8000원)과 DB투자증권(9만8000원 8만1000원)도 CJ CGV의 목표가를 낮춰잡은 바 있다.

따라서 여름철 관객 동원을 통한 3분기 실적 개선이 향후 주가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국내 추석 연휴와 중국 중추절 연휴가 맞물렸고, 각국의 대형 자국 영화 개봉이 집중돼 있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 연구원은 "이번 여름 시즌에는 많은 관객을 동원해 실적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며 "3분기 국내 별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319억원, 연결 영업이익은 11.3% 늘어난 35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