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발견했느냐?'는 질문엔 대답 회피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 선거에 '악성 행위자'들이 또다시 페이스북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페이스북 측이 밝혔다.

페이스북은 24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중간 선거가 다가오는데 러시아의 IRA(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 등 악성 행위자들이 개입한 의심스러운 징후를 포착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와 다른 악의적 행위자들이 선거 이전이나 이후 우리 플랫폼을 사용하기 위해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악성 행위자 11월 미 중간선거 개입 예상"
페이스북의 사이버 보안 정책 담당 이사인 나대니얼 글라이서는 "우리는 그런 유형의 활동을 지속해서 찾고 있으며,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 집행기관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그런 악의적 행위를 발견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참여한 기자들이 잇따라 "우리가 원하는 답은 그런 행위를 발견한 것이 있는지에 대한 '예스' 또는 '노'의 대답"이라고 끈질기게 캐물었지만, 글라이서는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무엇인가를 발견하면 법 집행기관에 통보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이런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할 때 우리는 내부 및 정부의 조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이 확답 거부는 이 회사가 처한 곤궁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은 러시아의 IRA가 미국민들의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광고와 콘텐츠를 퍼뜨리는 장으로 활용됐다는 비판을 받았고, 최근에는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를 통해 이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에 전달한 사실이 폭로돼 곤욕을 치렀다.

이후 페이스북은 정치 광고에 대해서는 광고주가 미국 거주자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고, 가짜 뉴스나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는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잘못된 정보를 즉각 삭제하지 않고 그 노출 빈도를 줄이는 정책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음모론을 확산하는 것으로 악명높은 '인포워스'의 기사를 계속 페이스북에 게재하도록 허용한 것을 놓고 기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페이스북 측은 "잘못된 정보일지라도 페이스북의 정책을 위반하지 않은 게시물은 허용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페이스북의 커뮤니티 정책은 폭력을 선동하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소지가 있는 게시물은 즉각 삭제하지만 단순한 거짓 정보에 대해서는 '해당 게시물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알림 표시를 보내거나 게시물의 노출을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