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는 신효지 씨, 재외동포재단 연수 참가차 방한

"최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평화정착의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러시아에서 지켜보면서 선조의 독립운동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운명을 주변 4대 강국의 간섭없이 스스로 정하는 날이 오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재외동포재단 초청 '재외동포 청소년·대학생 모국연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신효지(18·여·러시아) 씨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 언론인이었던 신채호 선생의 고손녀다.

그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도 한반도 평화에 자국의 이익을 반영하려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모국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독립운동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고조할아버지가 지키려 했던 모국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어 연수에 참가했다는 그는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잘 인식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신 씨는 러시아로 유학 간 아버지가 고려인 후손인 어머니를 만나 모스크바에 정착한 덕분에 러시아에서 나고 자랐고 모스크바국제학교의 12학년(고3)에 재학 중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가 고조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어 잘 안다는 그는 "선조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늘 들어서 러시아에서도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생활한다"고 말했다.

올 초부터는 러시아 한류 팬클럽 회원들을 상대로 한국어·한국문화를 전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고 한다.

그는 "길거리에서 K팝 음악을 들으며 춤을 따라 하는 러시아 청소년들을 자주 마주칠 정도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한국어 실력도 늘고 있어서 즐겁다"며 뿌듯해했다.

내년에 대학 진학을 앞둔 신 씨는 "국제관계 분야를 전공해서 한국과 러시아가 서로 협력해 발전할 수 있도록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31일까지의 연수 기간에 독립기념관, 파주 통일 전망대 등을 둘러보고 농어촌 체험과 한국학교 방문에 나선다.

신 씨는 "학교를 방문해 또래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기성세대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기대했다.

또 "참가자들 모두 거주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비슷해 동질감을 느낀다"며 "이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독립운동을 하듯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신채호 선생 고손녀 "독립운동 진행형… 4강 간섭 벗어나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