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협주’로 분류된 유가증권시장 상장 전선 제조기업 대원전선의 오너 부자(父子)가 주가가 급등한 지난 5월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가 다른 소유 법인을 통해 싼값에 되사들이고 있다. 주식 매도로 수십억원의 차익을 올린 뒤 다른 소유 법인을 통해 대원전선 지배력을 회복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원전선 최대주주인 서명환 사장(지분율 32.94%)의 특수관계인인 갑도물산은 대원전선 주식 14만 주를 전날 장내 매수했다. 갑도물산은 지난달부터 대원전선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24일까지 대원전선 주식을 아홉 차례 장내 매수해 총 126만93주(지분율 1.78%)를 주당 1611~2501원에 취득했다. 총 26억원 규모다. 갑도물산은 최대주주인 서 사장이 지분 85.46%, 그의 장남인 서정석 대원전선 상무가 10.63%를 보유해 부자가 96.09%를 들고 있다.

대원전선은 대북 송전 관련주로 엮여 5월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5월 한 달간 58.81% 올랐다. 5월 말 종가는 3065원이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이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45원에 마감했다.

서 사장 부자는 주가가 급등하던 5월 중순 대원전선 주식 200만 주(2.83%)를 장내 매도했다. 서 사장은 5월11일 주당 2238원에 100만 주, 14일엔 2545원에 50만 주를 팔았다. 서 상무는 14일 주당 2805원에 50만 주를 처분했다. 서 사장 부자는 200만 주를 매도하면서 현금 49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와 관련, 대원전선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락해 방어 차원에서 사들이는 것”이라며 “오너 개인 소유였던 지분을 법인(갑도물산)으로 옮기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