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악화에다 주요국 무역갈등 격화에 영향을 받아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급락세로 돌아서 현 정부 출범 직전인 1년3개월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특히 생활 형편과 경기 상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크게 늘었다.

고용쇼크·무역분쟁 여파… 소비심리 15개월 만에 '최악'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지난달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월 100.8 후 가장 낮은 수치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100이 넘으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비관적인 전망을 가진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CCSI는 정부 출범 후 계속 고공행진해 지난해 11월에는 112.0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고용 부진, 자영업 침체 등이 심해지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달엔 미·중 무역갈등까지 고조되면서 낙폭을 키웠다. 전월 대비 하락폭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불거졌던 2016년 11월의 6.4포인트 후 가장 크다.

세부 지표를 보면 가계 형편과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특히 부정적이다. 현재 생활형편 심리지수(CSI)는 지난달 94였다가 이달 91로 급락했다. 이 역시 지난해 4월 90 후 최저치다. 생활형편전망 CSI(97), 가계수입 CSI(99)도 100을 밑돌았다.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은 더 부정적이었다. 현재 경기판단 CSI는 77까지 떨어졌고, 향후 경기전망 CSI와 취업기회전망 CSI는 87에 그쳤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