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인 못 받아 50조원짜리 인수 포기

세계 최대의 모바일폰 칩 메이커인 미국의 퀄컴이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440억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는 계획을 포기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퀄컴, NXP 인수 무산…미중 무역전쟁 피해자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퀄컴이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피해자가 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사상 최대의 기술기업 간 인수합병(M&A)이 됐을 퀄컴의 거래는 승인이 필요한 9개 시장 가운데 중국만 남겨놓고 있었다.

퀄컴의 NXP 인수 계약은 2016년 10월 발표됐으며 퀄컴이 중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려 시도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연장됐었다.

퀄컴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까지인 계약의 시한을 다시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사의 결정은 새로운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퀄컴은 지난 4월 갱신한 계약에 따라 계약 해지금으로 20억달러를 NXP에 내야 한다.

미국 정부에서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이 중국 측을 상대로 막판 로비에 나서 퀄컴의 인수 계획 승인을 무역갈등과 분리할 것을 설득했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이제는 단순히 무역전쟁이라 할 수 없다"면서 "두 나라 사이의 더 폭넓은 경제적 갈등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 무산에 대해 "중국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라는 강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퀄컴은 주주 보상안으로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려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한 트럼프 정부의 반대에 막혀 계획을 접었었다.

퀄컴은 이날 최근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매출은 4%, 순이익은 41%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