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2년3개월 만에 최악…건설업, 6년3개월 만에 최저 성장률
한은 "3, 4분기 0.82∼0.94% 성장하면 올해 2.9% 달성"
올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0.7%로 떨어졌다.

민간소비가 0%대 초반 '찔끔' 성장했고 설비와 건설 등 투자는 모두 뒷걸음질 치며 내수에 힘이 빠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인 올해 2.9% 성장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분기별 성장률이 2분기보다 높아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8조3천35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7% 늘었다.

이는 금융시장 전망치(0.7∼0.8%)와 유사한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3분기 1.4%, 4분기 -0.2%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1.0%로 확대했다가 다시 쪼그라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9%다.

상반기로도 같은 수치로, 이는 최근 한은 전망과 같다.

한은은 3·4분기에 전기 대비 각각 0.82∼0.94%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 2.9%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2.8∼2.9%임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견조한 수준의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2.9% 달성 가능성을 두고는 "하반기 상하방 리스크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내수 부진, 체감 심리 악화 등으로 하반기 경제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1분기 성장을 주도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건설·설비투자는 예상대로 역성장으로 꺾였다.

민간소비는 0.3% 늘어 2016년 4분기(0.3%)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해외소비 증가율이 둔화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비는 0.3%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에도 불구하고 증가율이 2015년 1분기(0%)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1분기 2.2%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1분기 1.8%에서 2분기 -1.3%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는 작년 4분기(-2.3%)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낮다.

주거용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1분기 3.4%에서 2분기 -6.6%로 빠른 속도로 역주행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가 기저효과에 따라 감소하고 항공기·선박 등 운송장비가 줄어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6년 1분기(-7.1%) 이후 9분기 만에 최저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0.7% 감소해 2012년 4분기(-1.5%) 이후 5년 반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도체, 석탄 및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은 0.8% 늘었다.

수출 증가율도 1분기 4.4%에서 후퇴했다.

수입은 2.6% 감소했다.

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1.3%포인트였으나 오히려 내수는 -0.6%포인트 깎아 먹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0.7%로 1분기(1.6%)보다 둔화했다.

건설업은 2.1%에서 -2.3%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주거용 건물건설, 토목건설 감소로 건설업 생산 증가율은 2012년 1분기(-4.7%) 이후 6년여 만에 최저였다.

서비스업은 0.6% 증가했다.

부동산 및 임대업 생산이 줄었지만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었다.

농림어업 생산은 2.5% 감소했다.

전기 가스 수도사업은 9.7% 늘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감소했다.

실질 GDI 증가율은 작년 3분기 1.8%에서 작년 4분기 -1.3%로 떨어졌다가 올해 1분기 1.8%로 확대했으나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유가 상승에 따라 교역 조건이 악화한 여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