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당국의 제대로 된 역할 촉구
그는 ”우리는 뒤쳐지고 있다. 불과 이틀 전 영란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은행간 결제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영란은행은 4년간의 블록체인 베타 테스트를 지속해 왔다. 우리는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은행간 결제를 위해 실시간 총액결제시스템(RTGS)을 이용해 왔으나 지난 2014년 시스템이 장기간 중단되는 대형 사고를 겪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영란은행은 노후화된 시스템 개선을 위해 새 결제 시스템 도입을 준비해 왔으며, 24일(현지 시간) 차세대 RTGS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것임을 발표했다.
지난 3월에는 분산원장 기술 적용 및 개념 증명(PoC)을 위해 배턴 시스템즈(Baton Systems), 클리어메틱스 테크놀로지(Clearmatics Technology), R3 등의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안카를로 위원장은 “영국에 비해 4년이나 뒤처진 느낌을 받는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규제 당국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더 나은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배워야한다”고 짚었다. 규제라는 이름으로 산업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현재 금융 당국의 암호화폐 관리감독 수준이 시장의 크기에 비해 과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크기가 불과 상장기업 한 곳의 시가총액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들며 ‘우선은 산업을 해치지 않는(first-do-no-harm)’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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