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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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1~6월) 대내외적 요인으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1% 급감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현대차는 남은 하반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신차를 내놓고 회복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환율과 미국 시장 실적 끌어내려

현대차가 26일 발표한 상반기 경영 실적을 보면 매출은 47조1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6321억원으로 37.1% 뒷걸음질 쳤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29.3% 감소한 9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판매 대수는 185만5223대(중국 제외)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4.5% 늘어난 224만1530대다.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실적이 부진한 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강세) 때문이다. 회사 측은 “비우호적 환율 여건 등이 수익성을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원화 대비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인 점도 발목을 잡았다.

또 미국 시장에서 재고 소진을 위한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 인센티브(판매 장려금) 지출 등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재경본부장)은 “1분기 파업 등 여러 요인에 고정비 부담이 높아졌다”며 “코나와 싼타페 등 SUV 신차 중심의 판매가 늘었음에도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무역갈등 우려 속 ‘신차 효과’ 기대

현대차는 하반기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와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전년 동기보다 뒷걸음질친 미국 및 중국의 판매량이 우선 회복돼야 한다.

믿을 건 ‘신차 효과’다. 현대차는 미국과 중국에 상품성를 강화한 투싼, 아반떼, 신형 싼타페 등 주력 차종을 새로 선보이고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은 전용 쿠페형 세단 라페스타가 시동을 걸고 있다.

최 부사장은 “미국은 코나와 투싼, 싼타페 등 SUV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G70 출시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신설한 북미권역본부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어간다.

대외 불확실성을 높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도 실적 우려 요인 중 하나다. 최 부사장은 이에 관해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에 대해 현지 생산 비용 증가에 따른 고용 감소, 향후 투자 확대 계획 등을 상무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 및 이해관계자들과 관세 리스크(위험)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SUV의 현지 생산 확대 등 신속한 대응 방침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훈/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