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태 중대 기로… 총무원장 거취 주목
대한불교조계종 사태가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퇴진과 종단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중대 결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불교계에 따르면 단식 38일째를 맞은 설조 스님은 최근 기력이 급속도로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의 스님이 폭염 속에 단식을 계속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종단 안팎의 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거센 퇴진 요구에 설정 스님은 조만간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설정 스님은 지난 20일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과 종단 혁신안 등을 발표하려 했으나 총무원장 거취와 혁신 방안 등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기자회견을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더는 입장 표명을 미루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르면 이날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설정 스님의 진퇴 문제와 종단혁신기구 구성 등 혁신안이 언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교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반발이 확산하고 있어 현 집행부가 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수습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시민사회 원로들이 중심이 된 설조스님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 등 각종 단체는 사찰방재시스템 사업 등과 관련된 국고지원 예산 낭비와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조계종을 압박하고 있다.

조계종 내부도 동요하고 있다.

전국선원수좌회는 이날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대국민 참회 108배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과 의장 월암 스님이 종단 개혁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종무원들도 사태 해결을 촉구하면서 총무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구니 스님들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회장단도 설정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