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글로벌 1위 숙박·여가플랫폼 목표"
야놀자, 젠룸스에 인수조건부 투자로 동남아 본격 진출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젠룸스'(Zenrooms)에 인수를 조건으로 투자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의 돛을 올렸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앞으로 글로벌 호텔 체인·시스템 사업 및 레져·액티비티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야놀자의 경영을 총괄하는 김종윤 부대표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놀자의 사업 노하우와 젠룸스의 빠른 사업 확장 능력을 결합한다면 단기간 내 동남아시아 R.E.S.T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R.E.S.T. 플랫폼은 Refresh(재충전), Entertain(오락), Stay(숙박), Travel(여행)의 약자로, 숙박을 기반으로 하면서 인근 지역 정보와 여가 문화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려는 야놀자는 젠룸스 인수가 그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젠룸스는 2015년 설립 후 매년 약 185%의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현재 동남아시아 핵심 국가 내 비즈니스 호텔 객실 6천개 이상을 확보한 동남아시아 대표 호텔 체인이다.

야놀자는 젠룸스에 1천500만 달러(약 168억원)을 투자하고, 전체 지분 100%를 원하는 시기에 가져올 수 있는 옵션을 확보했다.

기존 젠룸스 경영진은 기업을 이끌어갈 역량이 충분히 있다는 판단하에 유지하기로 했다.

야놀자는 젠룸스가 자체 개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객실 예약 및 판매까지 진행해 앞으로 온라인 여행업체(OTA)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김 부대표는 "아시아 시장이 중요한 데 일본과 중국은 이미 강한 현지 기업이 있어 그들과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동남아는 아직 독보적인 현지 기업이 없어 직접 사업을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 인수를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투자를 결정하게 된 주요 조건 중 하나다.

김 부대표는 "동남아 경제가 더 발전하면 여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며 "인테리어, 콘텐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야놀자 기존 국내 비즈니스와도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우리는 젠룸스가 동남아 5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확보한 인력과 기반이 필요했고, 젠룸스는 기업 대 기업(B2B) 사업에까지 확장한 경험이 없어 우리의 노하우를 필요로 했다"며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 서로를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대표는 "야놀자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동남아에서 매년 3배 이상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동남아 6개국에서 이코노미 호텔 체인이자 예약플랫폼 중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인수조건부 투자는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첫 사례다.

김 부대표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이미 하는 것을 국내에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사업모델 자체를 새로 만들었다"며 "온·오프라인 사업을 동시에 하는 만큼 독창적이고 다양한 사업 확장이 가능하고, 수출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야놀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숙박과 레저 분야에서 확고한 글로벌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도 올해 안에 야놀자 플랫폼 안에서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립·레저큐 등 레저 관련 업체들은 이미 인수나 투자에 나섰고, 렌터카·항공 등 교통 부문 업체들과 협력하는 데 더해 다양한 해외 유수 업체들과도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로컬 플레이어로서 현지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언제든 갈 수 있는 모든 숙박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건물 옥상에서 하는 요가클래스처럼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여가 프로그램 등 포괄적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야놀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부대표는 "마지막 라운드에 꽤 큰 금액을 투자받아 현 자금 상황 상 이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지는 않다"면서도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자 추가 투자를 하거나 국내 B2B 사업 규모를 키우는 등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투자유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세대 스타트업으로, 이제 해외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단계까지 성장했으나 김 부대표는 야놀자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부대표는 "스타트업이 국내에서만 안주해서는 더 성장하거나 다른 스타트업들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없다"며 "우리만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다른 나라로 확장해 나가면서 다양한 도전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