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려 5만2000곳 전국 무더위쉼터,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최초 #전국 #무더위쉼터맵 공개
뉴스래빗 데이터저널리즘 [DJ 래빗]
111년 만의 최악 폭염, 무더위쉼터 어디에
2018년 공식 4만5316개 무더위쉼터
7000여개 은행 추가로 무려 5만2000곳
최대 155만명 수용 가능, 정작 실상은?
청년 10명 중 10명 "잘 몰라요"
"누구나 어디든" 정부 적극 홍보 아쉬워
뉴스래빗 데이터저널리즘 [DJ 래빗]
111년 만의 최악 폭염, 무더위쉼터 어디에
2018년 공식 4만5316개 무더위쉼터
7000여개 은행 추가로 무려 5만2000곳
최대 155만명 수용 가능, 정작 실상은?
청년 10명 중 10명 "잘 몰라요"
"누구나 어디든" 정부 적극 홍보 아쉬워
▽ 국내 최초 전국 #무더위쉼터맵
::) URL을 핸드폰 저장해놓고 보세요 !.!
▽▽ 점 터치로 상세 주소 및 로드뷰 확인
덥다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됩니다. 연일 살인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기상 관측 사상 111년 만에 낮기온이 39도를 넘는 최고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 폭염이라던 1994년 낮기온 38.4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올해 서울(7월 기준) '폭염 일수'는 지난해보다 3.2배 늘었습니다. 폭염일수는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C 이상인 날'의 횟수를 뜻합니다. 2017년 7월 한달 중 5일에 불과했던 폭염일수가 2018년 7월에는 16일이나 됩니다. 그만큼 폭염이 기승이란 뜻이죠.
올여름이 유난히 뜨거운 이유는 뭘까요?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평양고기압, 티벳고기압, 맑은 날씨 세 가지 탓입니다. 아래 그림처럼요. 행정안전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7월 19일, 24일, 27일 세 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배포했죠. 특히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관련 대책을 꼼꼼히 챙겨 달라"라고 발언한 뒤 긴급폭염대책본부를 가동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보도자료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대책이 있습니다. 바로 '무더위쉼터'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와 함께 무더위쉼터 관리를 강화하고, 논‧밭, 비닐하우스 등에 대한 마을‧거리 방송 실시, 그늘막 등 폭염 저감시설 설치 확대 및 행동요령 홍보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통해 지자체에서는 그늘막, 물안개 분사기 등 폭염 저감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무더위쉼터 활성화 및 취약계층 보호와 홍보활동 등을 추진한다.
독거노인, 노숙인, 쪽방촌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노인돌보미, 지역자율방재단 및 관련 시민단체를 적극 활용하고 열대야에 따른 무더위 쉼터 운영시간을 연장하도록 조치하였다.
행안부에서는 간부공무원 지역전담제를 통해 무더위쉼터와 취약계층 보호활동에 대한 현장 확인을 지속하는 한편, 지자체와 일일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여 폭염 대처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오는 7월 30일 서울시 용산구 쪽방촌과 노숙인 무더위쉼터를 방문하여 폭염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을 점검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도 직접 들을 예정이다.
# 무더위쉼터란?
행정안전부는 전국에 '무더위쉼터'를 지정해 관리합니다.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해 쉬어갈 수 있도록 지정해 놓은 쉼터입니다. 노인시설, 복지회관, 마을회관, 보건소, 주민센터, 면·동사무소, 종교시설, 금융기관, 정자, 공원 등이 주로 지정됩니다.
7월 24일 행정안전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국에 4만5284곳의 무더위쉼터가 있습니다(7월 30일 추가된 은행 영업점 제외, 7월 30일 전국의 모든 은행 영업점 약 7000곳이 무더위쉼터로 8월까지 한시 추가 지정). 2017년보다 5.5% 많아졌습니다. 행안부에서 관리하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접속하면 쉼터의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도시와 동네를 선택하면 그 근처 쉼터의 위치가 결과로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사용자가 동네 이름을 모르면 찾기 불편합니다. 결과가 나왔을 때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죠. 결과가 나열된 순서의 기준도 모릅니다. 실제로 야외에서 검색을 시도해봤지만 막상 목록을 보고 제일 가까운 곳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직접 '전국 무더위쉼터 지도'를 그린 계기입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전국 무더위쉼터 표준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철 지난 2017년 자료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에 따르면 2018년 최신 자료를 얻으려면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검색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네요. 즉, 공공데이터포털에서는 모든 데이터를 한 번에 볼 수 있지만 2017년 자료이고, 국민재난안전포털은 2018년 최신 자료를 갖고있지만 주소를 일일이 검색해야 합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최신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한다면 민간에서 더욱 다양한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국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제공하는 개별 무더위쉼터 자료를 모두 스크래핑했습니다. 그 뒤 모든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카카오 개발자 도구를 이용해 좌표 정보(위도, 경도)로 변환한 뒤 지도에 그렸습니다.
# 유령 쉼터 313곳, 어떻게 찾아가죠?
문제는 좌표 정보로 변환할 수 없는 주소가 313개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좌표로 표현할 수 없으면 지도에도 표시할 수 없습니다.
변환에 실패한 주소를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역시 지도위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해당 구청 담당과로 문의해달라네요.
행정안전부는 무더위쉼터가 모두 4만5284곳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4만5316곳이 등록되어 있고, 그 중 313곳은 주소 검색이 안 되는 셈입니다. 당연히 국민은 찾아갈 수가 없죠 !.!
# 유령 쉼터 313곳 수정 요청합니다
좌표 정보로 변환하는데 실패한 주소 313개를 공개합니다. 도로명주소가 없거나, 주소 뒤에 동 이름이 붙거나, 번지 숫자만 있는 등 다양한 이유로 검색이 안됩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아래 주소들이 수정되길 기원합니다. 무더위에 지친 국민 단 1명의 목숨이라도 살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 청년 10명 중 10명 "무더위쉼터 잘 몰라요"
뉴스래빗은 폭염이 기승이던 7월 30일 한낮 서울 대학로, 홍대, 합정 등지에서 청년들을 만나 무더위쉼터에 대해 아는지 물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길거리 인터뷰에 응한 청년 10명 중 8명은 "무더위쉼터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나머지 두 명은 "무더위쉼터라는 용어는 들어는 봤는데 어디에 있는지, 뭘하는 곳인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10명 모두 무더위쉼터가 뭔지 잘 몰랐다는 겁니다.
행정안전부 등 정부는 무더위쉼터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거리의 시민들에게 무더위쉼터는 깜깜이쉼터입니다.
최악 폭염에 연일 시달리지만, 전국 5만2000여개에 달하는 무더위쉼터를 국민이 잘 이용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무더위쉼터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기 힘듭니다. 또 무더위쉼터 다수가 경로당이다보니 청년들이 들어가서 더위를 피해도 되는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무더위쉼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기에 누구나 어디든 마음 껏 이용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 "누구나 어디든 쉼터" 정부, 적극 홍보 아쉽다
무더위쉼터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 그리고 국민 접근성을 높이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이 아쉽습니다. 뉴스래빗이 이리저리 정보를 수집해봤지만 무더위쉼터의 취지와 선정 기준, 운영 기간 등 자세한 최신 정보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행안부는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 17일 '여름철 재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세부 내용으로 무더위쉼터가 언급됩니다. 전국 4만5284개소를 확대 지정하고,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무더위쉼터 안내표지판 디자인을 개선‧정비한다고 말입니다.
실제 뉴스래빗이 대학로, 홍대, 합정 지역을 2시간여 걸으며 무더위쉼터 표지판 현황을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7월 30일 자로 무더위쉼터에 추가지정된 은행 2곳이 A4용지 크기의 종이 표지판을 외부에 붙여놓았을 뿐이었습니다.
행안부 홈페이지를 보면 정부는 2010년 8월 6일 무더위쉼터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처음 냈습니다. 폭염 특보 때 무더위쉼터로 오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자료엔 전국 무더위 쉼터가 3만9000여곳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8년 만에 무더위쉼터는 1만3000곳 더 늘어난 셈입니다.
5년 전인 2013년 7월 10일 폭염대응 대책을 발표합니다. 핵심은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에 한달 5만원 씩 국고 지원(국고 25%, 특별교부세 25%, 지방비 50%)을 받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냉방비 명목이죠. 특별교부세를 포함, 냉방비 5만원을 전국 경로당(6만2000여곳)에 7~8월 2달간 지원했습니다. 또 경로당에 냉·난방비 명목으로 연초 특별교부세 293억원을 일괄 지원하기도 했죠.
이후에도 행안부 장관은 비정기적으로 여름철 무더위쉼터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홍보에 벌였습니다. 정확한 공개 자료는 없지만 매해 무더위쉼터에 냉방비용 명목으로 세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이는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최악 폭염은 2018년 8월 내내 이어질 거라는 예측이 파다합니다. 최악 8월 삼복더위와의 사투가 남았습니다.
뉴스래빗은 정부와 지자체에 아래 4가지를 요청드립니다.
::) URL을 핸드폰 저장해놓고 보세요 !.!
▽▽ 점 터치로 상세 주소 및 로드뷰 확인
덥다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됩니다. 연일 살인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기상 관측 사상 111년 만에 낮기온이 39도를 넘는 최고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역대 최악 폭염이라던 1994년 낮기온 38.4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올해 서울(7월 기준) '폭염 일수'는 지난해보다 3.2배 늘었습니다. 폭염일수는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C 이상인 날'의 횟수를 뜻합니다. 2017년 7월 한달 중 5일에 불과했던 폭염일수가 2018년 7월에는 16일이나 됩니다. 그만큼 폭염이 기승이란 뜻이죠.
올여름이 유난히 뜨거운 이유는 뭘까요?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평양고기압, 티벳고기압, 맑은 날씨 세 가지 탓입니다. 아래 그림처럼요. 행정안전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7월 19일, 24일, 27일 세 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배포했죠. 특히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관련 대책을 꼼꼼히 챙겨 달라"라고 발언한 뒤 긴급폭염대책본부를 가동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보도자료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대책이 있습니다. 바로 '무더위쉼터'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와 함께 무더위쉼터 관리를 강화하고, 논‧밭, 비닐하우스 등에 대한 마을‧거리 방송 실시, 그늘막 등 폭염 저감시설 설치 확대 및 행동요령 홍보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통해 지자체에서는 그늘막, 물안개 분사기 등 폭염 저감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무더위쉼터 활성화 및 취약계층 보호와 홍보활동 등을 추진한다.
독거노인, 노숙인, 쪽방촌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노인돌보미, 지역자율방재단 및 관련 시민단체를 적극 활용하고 열대야에 따른 무더위 쉼터 운영시간을 연장하도록 조치하였다.
행안부에서는 간부공무원 지역전담제를 통해 무더위쉼터와 취약계층 보호활동에 대한 현장 확인을 지속하는 한편, 지자체와 일일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여 폭염 대처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오는 7월 30일 서울시 용산구 쪽방촌과 노숙인 무더위쉼터를 방문하여 폭염에 취약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을 점검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도 직접 들을 예정이다.
# 무더위쉼터란?
행정안전부는 전국에 '무더위쉼터'를 지정해 관리합니다.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해 쉬어갈 수 있도록 지정해 놓은 쉼터입니다. 노인시설, 복지회관, 마을회관, 보건소, 주민센터, 면·동사무소, 종교시설, 금융기관, 정자, 공원 등이 주로 지정됩니다.
7월 24일 행정안전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국에 4만5284곳의 무더위쉼터가 있습니다(7월 30일 추가된 은행 영업점 제외, 7월 30일 전국의 모든 은행 영업점 약 7000곳이 무더위쉼터로 8월까지 한시 추가 지정). 2017년보다 5.5% 많아졌습니다. 행안부에서 관리하는 '국민재난안전포털'에 접속하면 쉼터의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도시와 동네를 선택하면 그 근처 쉼터의 위치가 결과로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사용자가 동네 이름을 모르면 찾기 불편합니다. 결과가 나왔을 때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죠. 결과가 나열된 순서의 기준도 모릅니다. 실제로 야외에서 검색을 시도해봤지만 막상 목록을 보고 제일 가까운 곳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직접 '전국 무더위쉼터 지도'를 그린 계기입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전국 무더위쉼터 표준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철 지난 2017년 자료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에 따르면 2018년 최신 자료를 얻으려면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검색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네요. 즉, 공공데이터포털에서는 모든 데이터를 한 번에 볼 수 있지만 2017년 자료이고, 국민재난안전포털은 2018년 최신 자료를 갖고있지만 주소를 일일이 검색해야 합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최신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한다면 민간에서 더욱 다양한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 | 국민재난안전포털 | |
---|---|---|
주소 | https://www.data.go.kr/dataset/15013199/standard.do | https://www.safekorea.go.kr/idsiSFK/108/menuMap.do?w2xPath=/idsiSFK/wq/sfk/cs/sfc/htw/htweaiList.xml |
갱신연도 | 2017년 | 2018년 |
데이터제공방식 | 파일 형태 (모든 데이터 한 번에 제공) | 웹서비스 형태 (일일이 검색) |
결국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제공하는 개별 무더위쉼터 자료를 모두 스크래핑했습니다. 그 뒤 모든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를 카카오 개발자 도구를 이용해 좌표 정보(위도, 경도)로 변환한 뒤 지도에 그렸습니다.
# 유령 쉼터 313곳, 어떻게 찾아가죠?
문제는 좌표 정보로 변환할 수 없는 주소가 313개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좌표로 표현할 수 없으면 지도에도 표시할 수 없습니다.
변환에 실패한 주소를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검색해보니 역시 지도위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해당 구청 담당과로 문의해달라네요.
행정안전부는 무더위쉼터가 모두 4만5284곳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4만5316곳이 등록되어 있고, 그 중 313곳은 주소 검색이 안 되는 셈입니다. 당연히 국민은 찾아갈 수가 없죠 !.!
# 유령 쉼터 313곳 수정 요청합니다
좌표 정보로 변환하는데 실패한 주소 313개를 공개합니다. 도로명주소가 없거나, 주소 뒤에 동 이름이 붙거나, 번지 숫자만 있는 등 다양한 이유로 검색이 안됩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아래 주소들이 수정되길 기원합니다. 무더위에 지친 국민 단 1명의 목숨이라도 살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 청년 10명 중 10명 "무더위쉼터 잘 몰라요"
뉴스래빗은 폭염이 기승이던 7월 30일 한낮 서울 대학로, 홍대, 합정 등지에서 청년들을 만나 무더위쉼터에 대해 아는지 물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길거리 인터뷰에 응한 청년 10명 중 8명은 "무더위쉼터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나머지 두 명은 "무더위쉼터라는 용어는 들어는 봤는데 어디에 있는지, 뭘하는 곳인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10명 모두 무더위쉼터가 뭔지 잘 몰랐다는 겁니다.
행정안전부 등 정부는 무더위쉼터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자평할지 모르지만, 거리의 시민들에게 무더위쉼터는 깜깜이쉼터입니다.
최악 폭염에 연일 시달리지만, 전국 5만2000여개에 달하는 무더위쉼터를 국민이 잘 이용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무더위쉼터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기 힘듭니다. 또 무더위쉼터 다수가 경로당이다보니 청년들이 들어가서 더위를 피해도 되는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무더위쉼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기에 누구나 어디든 마음 껏 이용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 "누구나 어디든 쉼터" 정부, 적극 홍보 아쉽다
무더위쉼터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 그리고 국민 접근성을 높이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이 아쉽습니다. 뉴스래빗이 이리저리 정보를 수집해봤지만 무더위쉼터의 취지와 선정 기준, 운영 기간 등 자세한 최신 정보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행안부는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월 17일 '여름철 재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세부 내용으로 무더위쉼터가 언급됩니다. 전국 4만5284개소를 확대 지정하고,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무더위쉼터 안내표지판 디자인을 개선‧정비한다고 말입니다.
실제 뉴스래빗이 대학로, 홍대, 합정 지역을 2시간여 걸으며 무더위쉼터 표지판 현황을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7월 30일 자로 무더위쉼터에 추가지정된 은행 2곳이 A4용지 크기의 종이 표지판을 외부에 붙여놓았을 뿐이었습니다.
행안부 홈페이지를 보면 정부는 2010년 8월 6일 무더위쉼터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처음 냈습니다. 폭염 특보 때 무더위쉼터로 오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자료엔 전국 무더위 쉼터가 3만9000여곳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8년 만에 무더위쉼터는 1만3000곳 더 늘어난 셈입니다.
5년 전인 2013년 7월 10일 폭염대응 대책을 발표합니다. 핵심은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에 한달 5만원 씩 국고 지원(국고 25%, 특별교부세 25%, 지방비 50%)을 받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냉방비 명목이죠. 특별교부세를 포함, 냉방비 5만원을 전국 경로당(6만2000여곳)에 7~8월 2달간 지원했습니다. 또 경로당에 냉·난방비 명목으로 연초 특별교부세 293억원을 일괄 지원하기도 했죠.
이후에도 행안부 장관은 비정기적으로 여름철 무더위쉼터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홍보에 벌였습니다. 정확한 공개 자료는 없지만 매해 무더위쉼터에 냉방비용 명목으로 세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이는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최악 폭염은 2018년 8월 내내 이어질 거라는 예측이 파다합니다. 최악 8월 삼복더위와의 사투가 남았습니다.
뉴스래빗은 정부와 지자체에 아래 4가지를 요청드립니다.
#1. 현재까지 수백~수천억원의 국고를 쏟아부어 지정해놓은 전국 4만5284곳 무더위쉼터의 위치와 실제 운영 현황을 국민에게 친절히 알려주세요.
#2.경로당이든 양로원이든 은행이든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라는 사실을 홍보해주세요.
#3. 무더위쉼터 출입문에는 눈에 잘 띄는 '무더위쉼터' 안내판도 설치해주세요.
#4. 지금도 어딘가에서 폭염에 쓰러져갈지 모를 국민 1명, 1명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생각해주세요.
뉴스래빗이 국내 최초로 #무더위쉼터맵을 만들어 공개하는 이유입니다. 행안부는 '안전디딤돌' 앱에서 이 같은 지도 정보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앱의 존재를 아는 이도 드뭅니다. 다시 한번 적극적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
# DJ 래빗 ? 뉴스래빗이 고민하는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해 발견한 의미를 신나게 엮어봅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뉴스래빗 페이스북 facebook.com/newslabi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lab@hankyung.com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뉴스래빗 페이스북 facebook.com/newslabi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la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