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일본 수출용은 생산 중…"12캔 1만원 가격 경쟁력 커"
오비맥주도 발포주 뛰어든다… 시장 판 커지나
하이트진로 '필라이트'가 독식 중인 국내 발포주 시장에 오비맥주가 도전장을 낸다.

2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발포주를 이르면 올 연말, 늦으면 내년에 생산하기로 하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발포주란 맥아 비율을 줄여 부과되는 세금을 맥주보다 낮게 만드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맥주 대용품이다.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던 1995년 처음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이트진로에서 지난해 4월 '필라이트'를 처음 선보이면서 발포주 시장의 막이 올랐다.

필라이트는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가격은 355㎖ 캔 기준 717원에 불과해 주류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가격은 동일 용량 맥주보다 40% 이상 싼 가격이다.

필라이트는 출시 후 1년 만에 2억 캔이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초에 6.6캔이 팔린 셈이며 우리나라 성인 1명이 4.8캔을 마신 수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발포주는 맥주는 아니지만, 맥주 판매대에 같이 진열돼 팔리는데, 가격은 12캔에 1만원 꼴로 경쟁력이 매우 크다"며 "세제 혜택도 커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1년에 1천억원 가량 아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의 반응을 얻으면서 유통 채널에서도 발포주의 존재감이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산 맥주 상품군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는 발포주의 매출비중이 7.6%에 불과했으나 8∼9월에는 16%에 육박했고 올해 3월에는 1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성장 중인 발포주 시장에 '카스' 맥주 브랜드를 보유한 오비맥주가 출사표를 내면서 업계는 '판'이 더욱 커질지 주목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미 일본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PB 발포주 제품을 광주 공장에서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수출하는 중"이라며 "가정용 4.5%짜리 발포주를 생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