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내달 1일 하와이行…백악관 "北행동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동력에 고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일부 이행…비핵화-대북안전보장 북미협상에 탄력줄까


북한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이한 27일,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한 항목인 유해송환이 이행됨에 따라 비핵화와 대북안전보장의 교환을 위한 북미간 후속 협상에 동력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5시55분 오산 미군기지를 이륙해 북한 원산으로 갔던 미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미군 유해 55구를 싣고 오전 11시 전투기 2대의 엄호를 받으며 오산으로 복귀했다.

수송기에는 유엔사 관계자들과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의 전문가들이 동행했다.

유엔군 사령부(유엔사)는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유엔군 사령부는 오늘 주한미군의 지원하에 55개의 유해 관을 북한으로부터 송환 받았다"고 확인했다.

또 "유엔사는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에 의거, 전사한 장병들의 본국송환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측은 DPAA 관계자들을 통해 오산 공군기지에서 재차 유해 확인 절차를 밟은 뒤 내달 1일 오후 5시 오산 기지에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주관으로 공식 유해송환 행사(추모식)를 개최할 예정이다.

8월 1일 추모식 직후 유해는 신원확인작업을 위해 하와이에 위치한 DPAA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유엔사가 밝혔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사·주한미군 사령관은 "광범위한 협조로 이루어진 성공적인 임무였으며 이제 우리는 전사한 장병들의 유해가 본국으로 송환되기 전 이들의 명예를 추모할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 유해송환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에 '북미는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됐다.

이후 북미 양측은 지난 15일과 16일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송환 관련 장성급 회담과 실무회담을 각각 개최해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 가량을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항공편으로 송환키로 합의했다.

송환 준비와 관련, 북한은 그동안 확보해놓은 미군 추정 유해 200여 구에 대해 자체적인 감식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취해진) 이번 조치는 많은 (미군) 가족에게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Thank you to Kim Jong Un)"고 썼다.

그와 더불어 백악관은 수송기가 원산에서 출발한 직후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오늘 이뤄진 조치는 북한으로부터의 유해송환,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약 5천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또 "오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가 대통령에게 한 약속의 일부인 미군 전사자 유해송환을 이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동력에 고무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