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김언수 'K스릴러 투톱'… 82년생 김지영, 대만 전자책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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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한강' 작가들의 약진
영미권에서 '한국 스릴러' 관심
"문학성 겸비하면서도 흥미진진"
정유정 '종의 기원' 19개국 수출
김언수 '설계자들' 20개국서 판권
대만에선 사회비판적 작품 인기
'소년이 온다' '도가니' 반응 좋아
'포스트 한강' 작가들의 약진
영미권에서 '한국 스릴러' 관심
"문학성 겸비하면서도 흥미진진"
정유정 '종의 기원' 19개국 수출
김언수 '설계자들' 20개국서 판권
대만에선 사회비판적 작품 인기
'소년이 온다' '도가니' 반응 좋아
미국의 인기 공중파 토크쇼인 NBC ‘투나잇쇼’는 지난달 ‘올여름에 읽어야 할 책’ 5권을 꼽았다. 지난달 초 미국에서 출간된 정유정 작가의 심리 스릴러 《종의 기원》이 포함됐다. 베스트셀러 작가 A J 핀은 이 책에 대해 “도발적이지만 심오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지난 3월에는 소설가 이정명이 시인 윤동주의 삶을 그린 《별을 스치는 바람》이 한국문학 최초로 권위 있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를 거머쥐었다. 국내 출판사들은 “한국 작품에 대한 해외 판권 문의가 최근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한국문학에 대해 아무도 관심이 없던 4~5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K스릴러, 영미시장 공략
한국문학 중에서도 세계 시장의 러브콜을 유독 많이 받고 있는 건 스릴러 장르다. 글로벌 출판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한국 작가 ‘투톱’은 정유정과 김언수이다. 이들의 공통점 역시 ‘문학성을 겸비한 스릴러 작가’ ‘추리에 강점을 보이는 장르문학 작가’라는 점이다. 순문학을 선호하는 국내와 달리 영미권 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가 스릴러라는 점이 작용했다.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은 영미권을 포함해 19개 국가에 수출됐다. 지난달 초 출간된 《종의 기원》이 반응이 좋자 《7년의 밤》도 영국 미국 러시아 등을 비롯한 1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두 권 판권은 미국 1위 출판사인 펭귄북스가 사갔다.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은 미국 영국 스웨덴 핀란드 등 2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설계자들》 판권을 사간 미국 더블데이 출판사와 영국 포스이스테이트는 글로벌 출판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곳들이다. 박혜진 민음사 차장은 “영어로 번역 출간되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게 훨씬 쉽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미권에선 한국문학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영미권 유수의 출판사들이 한국문학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영미권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서미애 작가의 악의 근원을 깊숙이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 《잘자요, 엄마》는 최근 미국 하퍼콜린스에 판권이 팔렸다. 미국에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판권을 사갔다. 이지민 작가의 1950년대 시대극 《나와 마릴린》 역시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판권을 사가 이르면 내년께 책이 출간된다.
동남아서도 잇단 러브콜
동남아시아 지역도 한국문학을 향해 꾸준하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만과 베트남이 특히 그렇다. 예전엔 대장금 같은 인기 드라마 대본책이 잘 팔렸지만 최근엔 공지영 신경숙 황선미 한강 등 한국 작가 소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여성문제, 청년 세대문제 같은 사회 참여형 소설을 선호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85만 부가 팔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판권은 대만 베트남 태국 일본 등 4개국에 수출됐다. 지난 5월엔 대만에 수출되자마자 2주 만에 초판이 모두 팔려 중쇄를 찍었다. 대만 내 1위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에서 전자책 부문 1위에 올랐다. 한 출판 에이전시 관계자는 “대만은 대중적, 사회비판적 서사가 짙은 작품을 좋아해 광주민주화운동 을 다룬 한강의 《소년이 온다》나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쓴 김탁환의 《거짓말이다》, 공지영의 《도가니》 등이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K팝 인기 한몫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문학 수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였던 한국문학이 뒤늦은 비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출판계는 ‘작가들의 세대교체’와 ‘K팝이 불러일으킨 한류’를 꼽는다.
이진희 은행나무 주간은 “분단이나 전쟁을 소재로 다룬 역사소설이나 인간의 내면을 다룬 순문학 작품 일색이었던 데서 벗어나 최근엔 다양한 한국의 사회현상을 다루거나 장르성이 짙은 작품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 작품이 해외 문학상을 통해 작품성을 검증받고, 출판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대중성 역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석영·이문열 세대를 거쳐 한강이 탄생한 데 이어 ‘포스트 한강 세대’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 주역인 K팝 역시 K문학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주간은 “K팝을 통해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 이들이 자연스레 한국문학 독자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지난 3월에는 소설가 이정명이 시인 윤동주의 삶을 그린 《별을 스치는 바람》이 한국문학 최초로 권위 있는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지오네 반카렐라’를 거머쥐었다. 국내 출판사들은 “한국 작품에 대한 해외 판권 문의가 최근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한국문학에 대해 아무도 관심이 없던 4~5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K스릴러, 영미시장 공략
한국문학 중에서도 세계 시장의 러브콜을 유독 많이 받고 있는 건 스릴러 장르다. 글로벌 출판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한국 작가 ‘투톱’은 정유정과 김언수이다. 이들의 공통점 역시 ‘문학성을 겸비한 스릴러 작가’ ‘추리에 강점을 보이는 장르문학 작가’라는 점이다. 순문학을 선호하는 국내와 달리 영미권 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가 스릴러라는 점이 작용했다.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은 영미권을 포함해 19개 국가에 수출됐다. 지난달 초 출간된 《종의 기원》이 반응이 좋자 《7년의 밤》도 영국 미국 러시아 등을 비롯한 1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두 권 판권은 미국 1위 출판사인 펭귄북스가 사갔다.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은 미국 영국 스웨덴 핀란드 등 2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설계자들》 판권을 사간 미국 더블데이 출판사와 영국 포스이스테이트는 글로벌 출판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곳들이다. 박혜진 민음사 차장은 “영어로 번역 출간되면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게 훨씬 쉽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미권에선 한국문학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영미권 유수의 출판사들이 한국문학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영미권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서미애 작가의 악의 근원을 깊숙이 파고드는 심리 스릴러 《잘자요, 엄마》는 최근 미국 하퍼콜린스에 판권이 팔렸다. 미국에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판권을 사갔다. 이지민 작가의 1950년대 시대극 《나와 마릴린》 역시 영국 하퍼콜린스에서 판권을 사가 이르면 내년께 책이 출간된다.
동남아서도 잇단 러브콜
동남아시아 지역도 한국문학을 향해 꾸준하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만과 베트남이 특히 그렇다. 예전엔 대장금 같은 인기 드라마 대본책이 잘 팔렸지만 최근엔 공지영 신경숙 황선미 한강 등 한국 작가 소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여성문제, 청년 세대문제 같은 사회 참여형 소설을 선호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85만 부가 팔린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판권은 대만 베트남 태국 일본 등 4개국에 수출됐다. 지난 5월엔 대만에 수출되자마자 2주 만에 초판이 모두 팔려 중쇄를 찍었다. 대만 내 1위 전자책 사이트 리드무에서 전자책 부문 1위에 올랐다. 한 출판 에이전시 관계자는 “대만은 대중적, 사회비판적 서사가 짙은 작품을 좋아해 광주민주화운동 을 다룬 한강의 《소년이 온다》나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쓴 김탁환의 《거짓말이다》, 공지영의 《도가니》 등이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K팝 인기 한몫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문학 수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였던 한국문학이 뒤늦은 비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출판계는 ‘작가들의 세대교체’와 ‘K팝이 불러일으킨 한류’를 꼽는다.
이진희 은행나무 주간은 “분단이나 전쟁을 소재로 다룬 역사소설이나 인간의 내면을 다룬 순문학 작품 일색이었던 데서 벗어나 최근엔 다양한 한국의 사회현상을 다루거나 장르성이 짙은 작품들이 발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 작품이 해외 문학상을 통해 작품성을 검증받고, 출판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대중성 역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석영·이문열 세대를 거쳐 한강이 탄생한 데 이어 ‘포스트 한강 세대’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 주역인 K팝 역시 K문학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주간은 “K팝을 통해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 이들이 자연스레 한국문학 독자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