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수사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 공을 세운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검사(사진)가 사건을 진두지휘하기 때문이다.

'삼바 수사' 특수부가 직접 맡은 까닭은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사건이 ‘금융·증권’ 관련 범죄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된 서울남부지검에 재배당되지 않고 3차장 산하인 특수2부에 배당된 것은 삼성에 대한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회계 관련 사건을 쭉 맡아왔던 서울남부지검에 관련 사건을 넘기지 않고 중앙지검 특수부가 직접 사건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특수2부는 대기업을 중점적으로 수사해오며 총수 여럿을 재판에 넘긴 곳”이라며 “관심을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인 만큼 중앙지검이 직접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수2부를 지휘하는 한 차장검사는 ‘최순실 특검’에서 삼성 관련 수사를 맡아 이 부회장을 구속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한 차장은 이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 다섯 기수를 뛰어넘어 3차장 검사로 파격 발탁됐다.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 3일 만에 ‘다스 소송 대납 의혹’과 관련해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비롯한 사업장 여러 곳을 압수수색하도록 지휘한 것도 한 차장검사다. 한 차장검사가 검찰 내 ‘삼성 킬러’로 꼽히는 이유다. 한 검찰 내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2심에서 풀려났을 때 한 차장검사가 화를 굉장히 많이 냈다”고 전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내에서 ‘삼성 잡기’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 노조 관련 의혹 사건은 박찬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산하인 공공형사수사부에서 맡고 있다. 공공형사수사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올해만 삼성에 대해 10번의 압수수색을 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중앙지검 2·3차장검사는 성과 경쟁을 벌이기도 하는 자리”라며 “과도한 수사는 기업의 경쟁력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중앙지검장(윤석열)의 속도 조절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