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당대표론’이 호소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살리기 적임자라고 본 것이죠.”

김진표 의원 "文정부 2기 성패, 혁신성장에 달려… 금융개혁 통해 벤처활성화 주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본선에 진출한 김진표 의원(사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등 진보 정권 세 명의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것도 “김진표만큼 일 잘하는 공무원은 없다”는 평가 덕분이다.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 의원이 전면에 내세운 것도 그래서 ‘경제 당 대표론’이다.

김 의원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당에서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방향은 옳지만 시행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동시에 적용되다 보니 초기에 부작용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고 털어놨다. 정부 초기 학자 중심의 수석들이 원칙만 강조해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인 데다 장관 인사까지 늦어지면서 일자리안정자금,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의 보완대책 시행이 늦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성패는 혁신성장의 성과를 얼마나 앞당기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하며 자신의 복안을 내보였다. 중소벤처기업 창업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자 수수료나 챙기는 금융산업이 창업 등의 혁신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지 않는 금융그룹을 정리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켜 인터넷은행을 4~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경쟁을 통해 안주하고 있는 금융산업을 자극하는 일종의 ‘메기전략’이다. 규제샌드박스법을 통해 당 차원에서 신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하반기쯤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중간 간부조차 벤처창업에 뛰어들고 싶을 정도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보겠다”고 했다.

당과 청와대의 관계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현역 의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당대표의 독선적인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원 한두 명만 참여하는 당정협의 시스템을 여당 상임위원 전체가 각 부처와 매주 한 차례 만나 현안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