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위한 희생 잊지않을 터"… 세계곳곳 한국전 정전65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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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표시도 못해놨는데"…유해송환에 눈시울 붉힌 美참전용사들
캐나다·호주 등지도 숙연…트뤼도 "그들 덕분에 오늘날 한국 번영" 세계 곳곳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7·27 한국전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열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미군유해를 송환했다는 소식을 접한 참전용사들이 수십 년간 마음속 깊이 쌓아둔 한 맺힌 감정이 북받친 듯 감격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미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참전 유공자 100여명와 주미대사관 국방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졌다.
참전 유공자들은 유엔 참전 21개국을 대신해 이날 행사에서 백장미를 헌화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참전용사들이 박효성 뉴욕총영사, 찰스 랭걸 전 하원의원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했다.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잊힌 줄 알았던 자신들의 군 복무를 기억해주는 데 대해 감격스러워 눈시울을 붉혔다.
뉴욕 한국전참전용사협회의 회장인 샐 스칼래토는 "우리가 귀국했을 땐 퍼레이드 따위가 전혀 없었다"며 "그냥 제대해서 직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외곽 에번데일의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기 공장에서는 육해공 참전용사 70여명이 모여 기념일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 항공기가 북한으로 들어가 55상자에 담긴 미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회수한다는 드문 사실에 기쁨을 드러냈다.
해군 참전용사인 로버트 제이컵스(89)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참전용사들은 유해의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훈장을 대신 받아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일단락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북한의 유해송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의 진전을 시사하는 첫 조치다. 공군 참전용사인 폴 코엔(86)은 "전직 대통령들이 알게 됐듯이 북한은 상대하기가 힘들다"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트럼프가 노력하고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 그게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본다.
상황이 잘 풀릴지 희망해보자"라고 말했다.
제이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국의 적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엄청나게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남북한의 전쟁상태는 많은 해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대화하고 있으면 종국에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뭉쳐서 통일된 코리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참전자인 윌리엄 베커(91)도 평화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호평했다.
베커는 "우리 남북전쟁 때 모두 미국인이었던 것처럼 한국전쟁 때 그들도 모두 코리안이었다"며 "희망하건대 그들도 서로 평화로운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은 7천700여명으로 기록돼 있으며 5천300여명의 유해가 아직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 전사자는 3만6천명 정도다.
제이컵스는 "북한 지형을 아는 까닭에 나는 전사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데려올 것이라는 데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불행히도 전쟁은 끔찍했고 그들은 죽어서 묻혔고, 아무도 그들의 무덤에 표시를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나다도 수도 오타와, 온타리오 주 브램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버나비 등 전역에서 '제5회 캐나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날'을 열었다.
캐나다는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의 주도로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2013년 제정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평화복원에 힘을 보태는 데 자기 목숨을 바친 이들을 잊으면 안된다"며 "그들의 용기를 기억해야 하고 우리 군대와 동맹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한국이 번영하는 국가이자 캐나다의 친애하는 우방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사들은 한국전쟁 때 적군만큼이나 위험한 극단적이고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뎌냈다"며 "그들은 장맛비가 참호를 진흙탕으로 무너뜨려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잠들었고, 겨울에는 식량이 얼음으로 변하고 총까지 막혀버리도록 하는 혹한 속에 동상과 저체온증과 맞섰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한국전쟁에 무려 2만6천791명을 파병했으나 캐나다 대중 가운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병자들 중 516명은 전사하고 1천42명은 다쳤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캐나다 병사 7천여명이 남아 유엔의 정전업무에 참여했다. 호주에서도 한국전쟁이 '잊힌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제로 수도 캔버라 등지에서 정전 6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호주 퇴역군인협회 타리 지부 회장인 찰스 피서는 뉴사우스웨일스 주 타리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잊힌 전쟁으로 알려진 한국전쟁에서 궁극적인 희생을 한 이들을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한국전쟁에 1만8천여명을 파병했다.
전사자 350여명을 포함해 사상자는 1천500명이었으며 포로는 30명, 실종자는 43명으로 기록돼 있다.
한국전쟁 때 유엔사를 통해 전투병력을 파견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해 그리스, 터키, 프랑스, 남아공,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뉴질랜드, 영국, 태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 등 16개국이다. /연합뉴스
캐나다·호주 등지도 숙연…트뤼도 "그들 덕분에 오늘날 한국 번영" 세계 곳곳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7·27 한국전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열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미군유해를 송환했다는 소식을 접한 참전용사들이 수십 년간 마음속 깊이 쌓아둔 한 맺힌 감정이 북받친 듯 감격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미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참전 유공자 100여명와 주미대사관 국방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졌다.
참전 유공자들은 유엔 참전 21개국을 대신해 이날 행사에서 백장미를 헌화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참전용사들이 박효성 뉴욕총영사, 찰스 랭걸 전 하원의원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했다.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잊힌 줄 알았던 자신들의 군 복무를 기억해주는 데 대해 감격스러워 눈시울을 붉혔다.
뉴욕 한국전참전용사협회의 회장인 샐 스칼래토는 "우리가 귀국했을 땐 퍼레이드 따위가 전혀 없었다"며 "그냥 제대해서 직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외곽 에번데일의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기 공장에서는 육해공 참전용사 70여명이 모여 기념일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 항공기가 북한으로 들어가 55상자에 담긴 미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회수한다는 드문 사실에 기쁨을 드러냈다.
해군 참전용사인 로버트 제이컵스(89)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참전용사들은 유해의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훈장을 대신 받아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일단락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북한의 유해송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의 진전을 시사하는 첫 조치다. 공군 참전용사인 폴 코엔(86)은 "전직 대통령들이 알게 됐듯이 북한은 상대하기가 힘들다"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트럼프가 노력하고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 그게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본다.
상황이 잘 풀릴지 희망해보자"라고 말했다.
제이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국의 적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엄청나게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남북한의 전쟁상태는 많은 해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대화하고 있으면 종국에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뭉쳐서 통일된 코리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참전자인 윌리엄 베커(91)도 평화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호평했다.
베커는 "우리 남북전쟁 때 모두 미국인이었던 것처럼 한국전쟁 때 그들도 모두 코리안이었다"며 "희망하건대 그들도 서로 평화로운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은 7천700여명으로 기록돼 있으며 5천300여명의 유해가 아직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 전사자는 3만6천명 정도다.
제이컵스는 "북한 지형을 아는 까닭에 나는 전사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데려올 것이라는 데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불행히도 전쟁은 끔찍했고 그들은 죽어서 묻혔고, 아무도 그들의 무덤에 표시를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나다도 수도 오타와, 온타리오 주 브램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버나비 등 전역에서 '제5회 캐나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날'을 열었다.
캐나다는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의 주도로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2013년 제정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평화복원에 힘을 보태는 데 자기 목숨을 바친 이들을 잊으면 안된다"며 "그들의 용기를 기억해야 하고 우리 군대와 동맹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한국이 번영하는 국가이자 캐나다의 친애하는 우방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사들은 한국전쟁 때 적군만큼이나 위험한 극단적이고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뎌냈다"며 "그들은 장맛비가 참호를 진흙탕으로 무너뜨려 가슴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잠들었고, 겨울에는 식량이 얼음으로 변하고 총까지 막혀버리도록 하는 혹한 속에 동상과 저체온증과 맞섰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한국전쟁에 무려 2만6천791명을 파병했으나 캐나다 대중 가운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병자들 중 516명은 전사하고 1천42명은 다쳤다.
정전협정 이후에도 캐나다 병사 7천여명이 남아 유엔의 정전업무에 참여했다. 호주에서도 한국전쟁이 '잊힌 전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주제로 수도 캔버라 등지에서 정전 6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호주 퇴역군인협회 타리 지부 회장인 찰스 피서는 뉴사우스웨일스 주 타리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잊힌 전쟁으로 알려진 한국전쟁에서 궁극적인 희생을 한 이들을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한국전쟁에 1만8천여명을 파병했다.
전사자 350여명을 포함해 사상자는 1천500명이었으며 포로는 30명, 실종자는 43명으로 기록돼 있다.
한국전쟁 때 유엔사를 통해 전투병력을 파견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비롯해 그리스, 터키, 프랑스, 남아공,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뉴질랜드, 영국, 태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 등 16개국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