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폭염일 때 오존 '나쁨' 이상 발생 비율 87% 달해
"어린이·노약자 등 오존 농도 높으면 바깥 활동 줄여야"
폭염 때 오존 증가…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특히 심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서울과 부산 등에서 유독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폭염과 오존 발생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울산, 경남(이하 부·울·경)에서 폭염 시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29일 밝혔다.

과학원이 2015년부터 올해 7월 22일까지 여름철 폭염일(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과 비폭염일(하루 최고기온 25도 이상 33도 미만)을 비교 분석한 결과 특히 수도권과 부·울·경에서 폭염 시 오존이 '나쁨' 이상(0.091ppm 이상)인 날과 오존 주의보(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가 발령된 날이 많았다.

수도권과 부·울·경은 폭염일 중 오존이 '나쁨' 이상이었던 날이 발생하는 비율과 오존 주의보 발령 비율이 폭염이 아닐 때보다 각각 2배와 4.4배 높았다.

특히 수도권은 폭염일에 오존까지 '나쁨' 이상이었던 비율이 87%에 달했다.

이는 폭염이 아닌 날에 비해 2.3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수도권에서 오존 주의보를 발령하는 비율은 폭염일에 38%로, 비폭염일의 5.5배에 달했다.

부·울·경은 폭염일의 오존 '나쁨' 이상 발생 비율과 오존 주의보 발령 비율이 각각 60%와 32%로, 비폭염일의 각각 1.6배, 2.8배였다.

오존은 햇빛이 강하고 대기 중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질소산화물(NOx)이 풍부할 때 빠르게 생성된다.

오존에는 독성이 있어 오래 흡입하면 호흡기관을 해칠 수 있다.

과학원의 허국연 연구관은 폭염과 오존의 상관관계가 수도권과 부·울·경에서 유독 크게 나타나는 데 대해 "해당 지역은 전국에서 대표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동시에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햇빛이 강한 폭염일에 오존까지 많아질 조건을 수도권과 부·울·경 지역이 지녔다는 것이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나타나면서 전국적으로 폭염과 함께 고농도 오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서울의 7월 오존 주의보 발령 일수는 2015년에는 아예 없고 2016년 3일, 2017년 4일이었지만 올해는 25일까지 5일(7월 20∼24일)이나 됐다.

환경부는 폭염 시 오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사업장의 오염물질 감축을 유도하고 VOCs 배출 시설을 점검할 계획이다.

과학원의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심장질환자는 오존 농도가 높을 때 바깥 활동을 줄이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염 때 오존 증가…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특히 심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