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 수술대 오른 육군… '슬림화 기동군' 개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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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서 '육군 파워' 약화…장성 수·병력 모두 축소
공세적 작전개념 가고 입체기동전 수립…미사일 전력도 조정 '국가방위의 중심군'으로 여겨져 왔던 육군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직면했다.
국군 창설 이래 대규모 병력을 기반으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쥐고 흔들던 육군의 위상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급변하는 국내외 안보 정세에 따른 육·해·공 균형 강화가 불가피해서다.
여기에 계엄령 검토 문건 공개를 계기로 육군 일부 세력의 일탈행위가 육군 대수술 일정을 앞당겼다고 할 수 있다.
국방부가 이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발표한 '국방개혁2.0'에는 차후 육군이 헤쳐가야 할 적잖은 도전 과제들을 드러냈다.
이 개혁안을 보면 유독 육군에 대해서는 '감축', '축소', '개편' 등의 용어가 많이 붙는다.
해·공군과 비교할 때 육군이 개혁의 '주요 표적'이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선 2022년까지 우리 군 전체로 장성 76명을 줄여야 하는데 이 가운데 육군은 장성 66명을 감축시켜야 한다.
육군 1·3군사령부가 통합돼 지상작전사령부로 개편되며 여기에서만 육군 장성 21명이 준다.
대장 2명이 지휘하는 1군·3군이 합쳐지면 대장 한자리도 없어진다.
그동안 국방부와 육군은 대장 1석 감축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그만큼 갈등이 컸다는 얘기다.
대장 1석을 한 번 없애면 나중에 복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육군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올해 초 국방개혁안을 짤 때만 해도 전체 장성 감축 규모는 100명이 넘었다.
물론 그 대상이 대부분 육군이어서 육군의 저항이 컸다고 한다.
송영무 국방장관 주재로 김용우 육군총장 등 군 수뇌부가 모이는 '군무회의'에서도 여러 차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이 김 총장을 따로 불러 설득했다는 말도 전해졌다.
국방부는 육군에 대규모 장성 감축안을 요구하면서 '부군단장', 상비사단의 '부사단장'을 100% 장성으로 편성하는 안을 내고서야 육군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부사령관, 공군의 항공정보단장을 포함해 장성급으로 채워지는 부군단장과 부사단장 자리는 모두 16개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육군 파워'도 축소될 전망이다.
합참은 육·해·공군의 합동작전 수행을 위한 조직으로 3군 비율을 균형 있게 편성하도록 관련 법령에 나와 있지만, 육군 위주로 짜여왔다.
육·해·공군 모두 임명 가능한 합참 공통직위 비율은 현재 '2(육):1(해):1(공)' 수준이다.
19개 공통직위 중 장성의 경우 육군은 10명, 해군(해병대 포함) 4명, 공군 5명 등이다.
69개 대령 직위 중 육군은 35명, 해군(해병대 포함) 17명, 공군 7명 등이다.
이렇게 육군 장성과 대령 위주로 합참 공통직위가 구성돼온 탓에 해군과 공군의 불만이 쌓여왔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합참에 있는 육군 소속 장교들이 해·공군 직속상관을 건너뛰고 그 윗선의 합참 내 육군 소속 고위 간부와 상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얘기도 있다.
국방부는 합참 공동직위 비율을 '1(육):1(해):1(공)'로 동일하게 균형 편성한다는 내용을 국방개혁2.0에 담았다.
이런 '황금분할'을 아예 국방개혁법에 명시해 되돌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7개에 달하는 국방부 직할 부대장의 육군 독식을 추가하면 육군 편중 현상은 더 심각하다.
직할부대 중 장성 지휘관인 곳은 20개 부대로, 이 중 육군만 16명이다.
해군과 공군은 각각 3명, 1명이다.
국방부는 이를 '1:1:1'의 비율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군사 작전 측면에서도 육군의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국방부가 '공세적 작전개념'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변화와 연관된다.
공세적 작전개념은 전면전 발발 때 최소 희생으로 최단 시간 내 전쟁을 종결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어서 유사시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이 공세적 작전개념 구현을 뒷받침한다.
육군은 이를 위해 초정밀·고위력·다종화된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KMPM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해왔다.
국방부는 한반도 안보 정세와 환경 변화로 공세적 작전개념을 '입체기동작전'으로 대체키로 국방개혁2.0에 명시했다.
이 때문에 KMPR을 구현하는 전력 확보 계획을 수정할 예정이다.
국방개혁2.0에 입체기동부대 창설 계획이 반영했다.
이는 육·해·공군 전력을 통합해 합동성을 극대화하는 부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육군 전력이 주축이 아니라 해·공군, 해병대의 전력을 균형 있게 편성해 합동성을 발휘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육군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외적 환경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기 이전 우리 군의 전략·전술은 대부분 지상 전투에 포커스를 맞춰 짜였다.
전차를 앞세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주요 거점을 점령해나가는 식의 전술이었다.
육군이 거대한 몸집을 과시하며 막강한 파워를 누려왔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았다.
그러나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무기시장에도 큰 변화가 불어닥치고 있고, 전투 양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던 신무기들이 전투에 동원될 날이 머지않았다.
전차와 대규모 병력을 앞세운 재래식 전투시대가 곧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육군이 2022년까지 11만8천 명의 병력을 줄이면서 부대구조까지 축소되는 마당에 조직을 슬림화해 기동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위기를 돌파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군의 한 전문가는 29일 "보병과 경장갑차, 무인정찰기 등으로 무장하는 미국의 '스트라이커' 부대와 같이 전투부대를 경량화하고, 지휘체계를 단순·일원화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동부대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세적 작전개념 가고 입체기동전 수립…미사일 전력도 조정 '국가방위의 중심군'으로 여겨져 왔던 육군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직면했다.
국군 창설 이래 대규모 병력을 기반으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쥐고 흔들던 육군의 위상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급변하는 국내외 안보 정세에 따른 육·해·공 균형 강화가 불가피해서다.
여기에 계엄령 검토 문건 공개를 계기로 육군 일부 세력의 일탈행위가 육군 대수술 일정을 앞당겼다고 할 수 있다.
국방부가 이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발표한 '국방개혁2.0'에는 차후 육군이 헤쳐가야 할 적잖은 도전 과제들을 드러냈다.
이 개혁안을 보면 유독 육군에 대해서는 '감축', '축소', '개편' 등의 용어가 많이 붙는다.
해·공군과 비교할 때 육군이 개혁의 '주요 표적'이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선 2022년까지 우리 군 전체로 장성 76명을 줄여야 하는데 이 가운데 육군은 장성 66명을 감축시켜야 한다.
육군 1·3군사령부가 통합돼 지상작전사령부로 개편되며 여기에서만 육군 장성 21명이 준다.
대장 2명이 지휘하는 1군·3군이 합쳐지면 대장 한자리도 없어진다.
그동안 국방부와 육군은 대장 1석 감축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그만큼 갈등이 컸다는 얘기다.
대장 1석을 한 번 없애면 나중에 복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육군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올해 초 국방개혁안을 짤 때만 해도 전체 장성 감축 규모는 100명이 넘었다.
물론 그 대상이 대부분 육군이어서 육군의 저항이 컸다고 한다.
송영무 국방장관 주재로 김용우 육군총장 등 군 수뇌부가 모이는 '군무회의'에서도 여러 차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이 김 총장을 따로 불러 설득했다는 말도 전해졌다.
국방부는 육군에 대규모 장성 감축안을 요구하면서 '부군단장', 상비사단의 '부사단장'을 100% 장성으로 편성하는 안을 내고서야 육군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부사령관, 공군의 항공정보단장을 포함해 장성급으로 채워지는 부군단장과 부사단장 자리는 모두 16개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육군 파워'도 축소될 전망이다.
합참은 육·해·공군의 합동작전 수행을 위한 조직으로 3군 비율을 균형 있게 편성하도록 관련 법령에 나와 있지만, 육군 위주로 짜여왔다.
육·해·공군 모두 임명 가능한 합참 공통직위 비율은 현재 '2(육):1(해):1(공)' 수준이다.
19개 공통직위 중 장성의 경우 육군은 10명, 해군(해병대 포함) 4명, 공군 5명 등이다.
69개 대령 직위 중 육군은 35명, 해군(해병대 포함) 17명, 공군 7명 등이다.
이렇게 육군 장성과 대령 위주로 합참 공통직위가 구성돼온 탓에 해군과 공군의 불만이 쌓여왔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합참에 있는 육군 소속 장교들이 해·공군 직속상관을 건너뛰고 그 윗선의 합참 내 육군 소속 고위 간부와 상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얘기도 있다.
국방부는 합참 공동직위 비율을 '1(육):1(해):1(공)'로 동일하게 균형 편성한다는 내용을 국방개혁2.0에 담았다.
이런 '황금분할'을 아예 국방개혁법에 명시해 되돌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7개에 달하는 국방부 직할 부대장의 육군 독식을 추가하면 육군 편중 현상은 더 심각하다.
직할부대 중 장성 지휘관인 곳은 20개 부대로, 이 중 육군만 16명이다.
해군과 공군은 각각 3명, 1명이다.
국방부는 이를 '1:1:1'의 비율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군사 작전 측면에서도 육군의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 국방부가 '공세적 작전개념' 용어를 더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변화와 연관된다.
공세적 작전개념은 전면전 발발 때 최소 희생으로 최단 시간 내 전쟁을 종결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이어서 유사시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이 공세적 작전개념 구현을 뒷받침한다.
육군은 이를 위해 초정밀·고위력·다종화된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KMPM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해왔다.
국방부는 한반도 안보 정세와 환경 변화로 공세적 작전개념을 '입체기동작전'으로 대체키로 국방개혁2.0에 명시했다.
이 때문에 KMPR을 구현하는 전력 확보 계획을 수정할 예정이다.
국방개혁2.0에 입체기동부대 창설 계획이 반영했다.
이는 육·해·공군 전력을 통합해 합동성을 극대화하는 부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육군 전력이 주축이 아니라 해·공군, 해병대의 전력을 균형 있게 편성해 합동성을 발휘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육군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외적 환경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기 이전 우리 군의 전략·전술은 대부분 지상 전투에 포커스를 맞춰 짜였다.
전차를 앞세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주요 거점을 점령해나가는 식의 전술이었다.
육군이 거대한 몸집을 과시하며 막강한 파워를 누려왔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았다.
그러나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무기시장에도 큰 변화가 불어닥치고 있고, 전투 양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던 신무기들이 전투에 동원될 날이 머지않았다.
전차와 대규모 병력을 앞세운 재래식 전투시대가 곧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육군이 2022년까지 11만8천 명의 병력을 줄이면서 부대구조까지 축소되는 마당에 조직을 슬림화해 기동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위기를 돌파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군의 한 전문가는 29일 "보병과 경장갑차, 무인정찰기 등으로 무장하는 미국의 '스트라이커' 부대와 같이 전투부대를 경량화하고, 지휘체계를 단순·일원화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동부대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