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조선업계 대표기업인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조선산업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임협 협상을 마무리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4일 열린 21차 교섭 이후 추후 일정을 잡지 못했다. 당시 노조는 기본급 7만3373원 인상, 성과급 지급기준 확정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 및 20% 반납을 제시했다. 양쪽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고성이 오갔고, 사측 교섭 대표들은 교섭장을 떠났다. 노사는 다음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채 약 2주간의 여름휴가에 돌입했다. 지난 19~24일 전면파업을 벌인 노조는 “휴가 뒤 더 큰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노사 교섭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휴가에 들어간 상황이라 휴가 이후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6년 임단협 교섭을 제때 완료하지 못해 지난해 들어서야 교섭과 병행해 진행했고, 이마저도 해를 넘겨 올 2월 2년치 협상을 한꺼번에 마무리했다.

이후 진행된 2018년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자 조선업계 및 울산 경제계에서는 “이러다 헤어날 수 없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진혁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장은 “수주절벽으로 조선산업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인구 유출 및 상권 침체라는 악재까지 덮쳤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노사가 대화를 통해 타협의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