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펀드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꿋꿋이 수익을 내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경기와 시장 변동 영향을 덜 받는 ‘방어주’로서의 장점이 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소비재 펀드 '선방'… 변동장서도 年 10%대 수익
2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재에 투자하는 펀드 33개는 올 들어 평균 2.43%, 최근 1년간 10.09% 수익을 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각각 -9.77%, -6.18%로 부진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1.13%와 8.74%로 글로벌 소비재 펀드에 뒤졌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소비재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보인 ‘미래에셋 팬아시아컨슈머’다. 12.05%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소비시장에 투자한다. KFC와 피자헛 등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미국 얌브랜드의 중국법인인 얌차이나홀딩스(펀드 내 비중 4.18%), 일본 최대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4.03%), 중국 고량주 제조업체 구이저우 마오타이(3.90%) 등이 대표적이다.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은 펀드는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로 올 들어 11.15%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 펀드는 구찌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케링(펀드 내 비중 4.32%),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4.05%), 에르메스를 보유한 에르메스인터내셔널(3.41%)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여럿 담고 있다. 명품펀드 중에서는 ‘IBK 럭셔리라이프스타일’이 올 들어 8.40%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컨슈머 어드밴티지’(연초 이후 수익률 8.91%),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소비성장’(8.12%), ‘미래에셋 친디아 컨슈머’(6.44%) 등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가 좋은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경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구매해야 하는 필수소비재 등은 다른 업종보다 증시 부침에 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며 “높은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소비재 기업 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 핵심 구매 국가인 중국의 소비력이 늘고 있다는 것도 시장 전문가들이 소비재 펀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03년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사치품 억제 정책으로 둔화됐던 중국의 명품 브랜드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상류층이 명품 브랜드 소비를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소득이 꾸준히 증가한 중국 중산층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