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 넘은 롯데 유통사업, 베트남·印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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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통 '차이나 엑소더스'
해외기업에 배타적인 중국 문화
사드 보복 '불매 운동' 등 영향
백화점, 작년에만 700억원 적자
테스코 등 글로벌 기업도 中서 못 버티고 줄줄이 철수
신동빈 회장의 '南進정책'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등서
백화점·면세점 사업 확대
印尼선 46개 마트·슈퍼 성업
해외기업에 배타적인 중국 문화
사드 보복 '불매 운동' 등 영향
백화점, 작년에만 700억원 적자
테스코 등 글로벌 기업도 中서 못 버티고 줄줄이 철수
신동빈 회장의 '南進정책'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등서
백화점·면세점 사업 확대
印尼선 46개 마트·슈퍼 성업

그 사이 중국 롯데마트 매각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110개 점포 중 사업성 있는 매장 대부분을 5월에 팔았고 남은 매장 14곳은 한두 달 안에 폐점하기로 했다. 백화점은 적자가 계속 쌓여 롯데쇼핑 재무구조에 부담이 됐다. 사드 보복 또한 가시적으로 풀린 게 없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잘되는 시장에만 집중하자”는 식으로 가닥이 잡혔다. 신 회장의 ‘남진(南進) 정책’에 힘을 싣기로 했다. 중국 롯데백화점의 ‘단계적 철수’를 결정한 배경이다.

롯데는 2008년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 베이징 왕푸징 지역에 백화점 1호점을 냈다. 10년 안에 중국 내 백화점을 20개까지 늘리는 게 당초 계획이었지만 시작부터 삐걱댔다.
1호점은 개장 4년 만에 폐점했다. 합작 상대방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은 탓이 컸다. 이 기간 누적 적자가 1134억원에 달했다. 이후 새로 연 5개 매장(톈진 둥마루점·문화센터점, 웨이하이점, 청두 환구센터점, 선양점)도 고전했다. 2016~2017년 5개 매장에서 연간 약 7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했는데도 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했다. 매출 역시 2016년 970억원에서 작년 760억원으로 21%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200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이었다. 10년간 백화점 부문 누적 적자가 5000억원 안팎에 이른다.
2007년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적자가 더했다. 소방점검 등을 빌미로 중국 정부가 대부분 점포의 문을 닫게 하면서 작년 한 해에만 268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출은 적자 규모보다 작은 2552억원에 불과했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적자를 내오다가 중국 사드 보복까지 더해져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됐다.
베스트바이 등도 줄줄이 철수

해외 유통기업에 배타적인 현지 문화, 중국 정부의 자국 유통기업 지원, 온라인 쇼핑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점포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이다. 롯데는 여기에 더해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의 불매 운동까지 겹쳤었다.
국내와 달리 ‘거상’으로 불리는 중국 현지 대형 도매상이 상품 공급을 꽉 잡고 있는 탓도 있다. 이들 거상을 통하지 않고선 매장에 직접 상품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 “중국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에 갔더니 상품이 별로 없다”는 소비자 불만이 큰 것도 이런 영향이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거상이 브랜드 입점부터 물류, 배송까지 좌지우지한다”며 “해외 유통기업은 초기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고 했다.
베트남·인니 등에선 확장 나서
롯데는 중국 유통사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롯데는 베트남 내 호찌민, 하노이 두 곳에서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도 13개나 있다. 이달 초엔 롯데면세점이 베트남 휴양지 나트랑(냐짱)에 베트남 2호 매장을 열었다. 작년 다낭공항점 오픈에 이은 것이다. 시내면세점 신규 출점도 준비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선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 한 곳과 46개의 롯데마트, 롯데슈퍼를 운영 중이다. 100개 이상으로 롯데마트(슈퍼 포함) 점포 수를 늘리는 게 목표다.
내년 상반기에는 몽골 시장에 진출한다. 몽골 유통기업 노민홀딩스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롯데마트 몽골 1호점을 울란바토르에 내기로 최근 결정했다. 롯데마트 자체상표(PB) ‘온리프라이스’ ‘요리하다’ 등도 몽골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수출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 유통 부문에선 수익성 위주로 사업 재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