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엔진 화재' 암초 부딪힌 BMW…시장 입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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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6317대 리콜 조치
수입차 가운데 최대 규모
일부 소비자 소송까지
리콜은 상당 기간 소요
화재 우려 520d 도로 위에
수입차 판매 1위 물거품
수입차 가운데 최대 규모
일부 소비자 소송까지
리콜은 상당 기간 소요
화재 우려 520d 도로 위에
수입차 판매 1위 물거품
수입차 시장에서 BMW코리아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엔진 관련 부품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결함 시정)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행 중인 차량에 불이 나는 사고는 ‘현재진행형’인 만큼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표 중형 세단인 5시리즈 전성시대가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 잇단 화재와 소송까지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날 강원 원주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던 이모씨의 BMW 520d에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은 전소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520d 모델은 잇따른 주행 중 화재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리는 520d에 불이 붙었다. 경기 성남시(19일)와 경북 영주시(15일) 등에서도 같은 피해 사례가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회사 측은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520d 모델을 포함한 42개 차종 10만6317대를 리콜 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BMW코리아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로 했다.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고 화재 위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소송을 맡은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화재사고를 겪지 않은 소비자도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중고차값 하락, 불안감에 따른 기능 상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법정 소송은 번져나가는 양상이다.
◆ 리콜 시간 걸릴 듯…화재 위험 도로에
리콜에 소요되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콜 대상이 520d와 320d 등 10만6317대로 수입차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먼저 긴급 안전진단을 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리콜은 다음달 20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규모를 감안하면 지금 당장 계획을 이행해도 올 연말까지 시간이 빠듯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 61개 공식 서비스 센터가 10만6000여 대를 감당해내야 해서다. 그동안 불이 날 우려가 있는 520d 모델 등은 도로 위를 달릴 수 밖에 없다.
회사 측의 안일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도 있다. 하 변호사는 “BMW는 뒤늦게 지난해 고온의 배기가스를 냉각시키는 EGR 장치의 설계를 변경했다”며 “3년여 전 화재사고가 생긴 즉시 면밀하게 들여다 봤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 끝난 수입차 판매 1위 경쟁
예기치 못한 리콜 암초에 직면하면서 차량 판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BMW코리아는 올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뺏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3만4568대로 벤츠코리아(4만1069대)를 바짝 추격했다. 특히 주력 차종인 5시리즈와 3시리즈의 할인·프로모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주행 중 엔진 화재 여파로 소비자 및 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남은 하반기에는 리콜 문제로 판매 계획이 삐걱거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판매를 늘리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베스트셀링카인 520d는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특히 주행 중인 차량에 불이 나는 사고는 ‘현재진행형’인 만큼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표 중형 세단인 5시리즈 전성시대가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 잇단 화재와 소송까지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날 강원 원주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던 이모씨의 BMW 520d에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은 전소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520d 모델은 잇따른 주행 중 화재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리는 520d에 불이 붙었다. 경기 성남시(19일)와 경북 영주시(15일) 등에서도 같은 피해 사례가 나왔다.
국토교통부와 회사 측은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520d 모델을 포함한 42개 차종 10만6317대를 리콜 조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BMW코리아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로 했다.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고 화재 위험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소송을 맡은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화재사고를 겪지 않은 소비자도 큰 피해를 보게 됐다”며 “중고차값 하락, 불안감에 따른 기능 상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법정 소송은 번져나가는 양상이다.
◆ 리콜 시간 걸릴 듯…화재 위험 도로에
리콜에 소요되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콜 대상이 520d와 320d 등 10만6317대로 수입차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먼저 긴급 안전진단을 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리콜은 다음달 20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규모를 감안하면 지금 당장 계획을 이행해도 올 연말까지 시간이 빠듯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 61개 공식 서비스 센터가 10만6000여 대를 감당해내야 해서다. 그동안 불이 날 우려가 있는 520d 모델 등은 도로 위를 달릴 수 밖에 없다.
회사 측의 안일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도 있다. 하 변호사는 “BMW는 뒤늦게 지난해 고온의 배기가스를 냉각시키는 EGR 장치의 설계를 변경했다”며 “3년여 전 화재사고가 생긴 즉시 면밀하게 들여다 봤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 끝난 수입차 판매 1위 경쟁
예기치 못한 리콜 암초에 직면하면서 차량 판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BMW코리아는 올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뺏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3만4568대로 벤츠코리아(4만1069대)를 바짝 추격했다. 특히 주력 차종인 5시리즈와 3시리즈의 할인·프로모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주행 중 엔진 화재 여파로 소비자 및 시장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남은 하반기에는 리콜 문제로 판매 계획이 삐걱거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판매를 늘리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특히 베스트셀링카인 520d는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