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 이대리]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 폭염을 피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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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엔 마트, 주말엔 쇼핑몰·카페
"전기료 걱정 없는 100점짜리 피서지"
나 먼저 '쿨 아이템' 산다
車엔 쿨링 시트, 회사엔 쿨방석
온도 낮춰줘 업무 이상 無
사내 헬스장 등록해 건강 챙겨요
운동하고 2회 이상 냉수 샤워
몸도 깨끗해지고 정신 맑아져
"전기료 걱정 없는 100점짜리 피서지"
나 먼저 '쿨 아이템' 산다
車엔 쿨링 시트, 회사엔 쿨방석
온도 낮춰줘 업무 이상 無
사내 헬스장 등록해 건강 챙겨요
운동하고 2회 이상 냉수 샤워
몸도 깨끗해지고 정신 맑아져
![[김과장 & 이대리] 계속되는 가마솥 더위… 폭염을 피하는 방법은](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AA.17415904.1.jpg)
매일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김과장 이대리가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가장 흔한 건 마트나 수면방 등으로 폭염을 피해다니는 ‘도피형’이다. 남들은 아직 모르는 사무실용 냉방기기를 사용하는 ‘얼리어답터형’도 적지 않다. 폭염을 견디는 직장인들의 비결을 들어봤다.
중견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는 신 대리(28)는 이달 들어 매주 토·일요일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시원한 데다 전기료 폭탄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대리는 관리비 걱정에 아예 에어컨을 집에 설치하지 않았다. 찜통이 돼 버린 집에서 사무실로 피서를 가는 이유다. 부가적인 장점도 많다. 밀린 일도 정리하고, 읽고 싶었던 책도 펼쳐든다. ‘월요병’이 없어진 건 덤이다. “요즘엔 에어컨 바람을 쐬려고 회사에 나오는 것 같아요. 회사가 제일 좋다는 생각이 입사 이후 처음 들더군요.”
공공기관 종사자에게는 사무실이 ‘폭염 안전지대’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 다니는 김 대리(28)는 요즘 내근보다 출장을 선호한다. 여름철 실내 온도를 평균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한 산업통상자원부 지침 때문이다. 사무실은 솔직히 너무 덥다. 김 대리는 “건물이 통유리 구조라서 햇빛이 내리쬐는 오후엔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서울에서 경기 판교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박 과장(38)은 ‘탄력근무제’를 신청해 퇴근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5시로 앞당겼다. 퇴근시간대 지하철은 찜통이라 퇴근하고 나면 녹초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박 과장 회사에선 전체 직원의 약 70%가 탄력근무제를 신청해 한 시간 일찍 퇴근한다. 박 과장은 “한여름 무더위에 대처하는 수단으로 탄력근로제가 인기”라고 말했다.
이색 냉방아이템 쓰는 ‘얼리어답터형’
쿨방석도 인기다. 쿨방석은 구멍에 물을 부으면 내부에 있는 냉매가 반응해 차가워지는 방석이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이 대리(29)는 점심을 먹자마자 책상에 앉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들고 쿨방석에 앉으면 잠깐이나마 더위를 잊는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몸부림은 이뿐만이 아니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김 대리(28)는 선풍기처럼 생긴 공기순환기(에어 서큘레이터)를 구매해 사무실에 뒀다. 공기순환기를 에어컨과 함께 작동하면 공기를 순환시켜 실내온도를 2~3도가량 빠르게 떨어뜨려준다.
냉수 샤워하러 사내 헬스장 등록하기도
성능 좋은 에어컨으로 바꾸거나 하나를 더 들여놓는 직장인도 있다. 건설회사 직원 박모 사원(32)은 얼마 전 집 에어컨을 새것으로 바꿨다. 친구에게 중고로 구매한 에어컨을 한 달 내내 틀자 평소 5만~6만원 수준이던 전기료가 30만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가 바꾼 에어컨은 희망온도에 도달하면 최소한의 전기만 소모하는 최신식 인버터형 에어컨이다. 가격은 중고 에어컨에 비해 수십만원 비싸지만 전기료가 최대 70% 넘게 줄어든다는 얘기에 선뜻 지갑을 열었다.
사내 헬스장에서 운동 대신 샤워만 즐기는 직장인도 있다. 전자부품 업체에 다니는 이 대리(34)는 얼마 전 회사 건물 2층에 있는 사내 헬스장에 등록했다. 다이어트나 운동엔 관심이 없다. 매일 두세 번씩 냉수 샤워를 하기 위해서다. 아침에 출근한 뒤 한 번, 점심식사 후 한 번이다.
한여름 더위가 ‘남의 나라 이야기’인 김과장 이대리들도 있다. IT 회사에 다니는 최 대리(33)는 서울 상암동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일한다. IDC는 서버와 저장장치 등의 전산 설비를 보관하고 구동하는 공간이어서 열기를 식히기 위해 실내 온도를 1년 내내 22도 안팎으로 유지한다. 습도 역시 30~60%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한다. 한여름에도 ‘쾌적뽀송’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 대리는 “요즘처럼 더울 때는 주말에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게 더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