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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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던 팡(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주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팡 주식 투자심리도 얼어붙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섣부른 투매는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6일 주가가 19% 폭락한데 이어 간밤에도 2% 넘게 하락했다. 애플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아마존과 넷플릭스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이용자 감소 발표로 지난 28일 주가가 20% 넘게 추락한 트위터는 이날도 8% 떨어졌다.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의 주가 폭락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를 연상시키며 팡 주식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위터는 팡에는 속하지 않지만 소셜미디어 우량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전략가는 기술주 선호 현상이 힘을 잃으면 향후 대규모 조정이 등장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금리 상승과 정보기술(IT) 과점 기업에 대한 규제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팡 주식에 부담으로 꼽힌다.

김학균 신영증권 수석연구원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성장주가 부진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나스닥으로 대표되는 미국 성장주의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며 "최근 페이스북의 '어닝쇼크'에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과정에서 비롯된 인건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과 같이 IT공룡기업들에 대한 공적통제 움직임 역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팡 주식의 하락은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보기술(IT)주와 미디어주 등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팡 주식의 부진이 이어지면 한국증시도 제한적이나마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미디어 업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의 최대 고객사란 점에서 투자심리가 경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팡 주식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예단하기는 이른 만큼, 섣부른 매도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독주하던 미국 증시를 이끈 팡 주식이 주춤하고 있지만 순환매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고 유럽 경기가 돌아서고 있는 만큼 투자 수요처가 분산 및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이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정기 변경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SNS주가 급등한 후 조정을 받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영향이 있겠지만 업종 순환매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시가 쉬어가는 국면에서 시클리컬 관련주에 관심을 갖고 POSCO, GS건설 등을 담을 것을 주문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