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 위로…"복지 사각지대, 규정 없어도 지자체 판단으로 취약층 지원"
경기 화성 양계축사 찾아 폭염 대비상황 보고받아
이총리, 농촌 폭염대응 점검…"정부 옆에 있다는 믿음 줘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31일 경기도 화성 축산농가 현장 등을 방문, 폭염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농가를 찾아가는 길에 폭염으로 서해안 고속도로 아스팔트에 일부 들뜸 현상이 발생해 예정 시각보다 20여 분 늦기도 했다.

이 총리는 우선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면서 항암치료를 받는 홀몸 어르신의 집을 찾아 에어컨이 고장 난 것을 확인하고 "선풍기 하나로 견딜 만한가"라고 위로하면서 "기운 내시라"라고 격려했다.

이 노인이 "자유한국당인가와 싸우지 말고 제발 (법안에) 합의해서 없는 사람들 좀 도와달라고 해달라"라고 하자, 이 총리는 "그 양반들은 제 말을 잘 안 들을 텐데…"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또한 이 노인이 '가스 고장'을 호소하자 즉석에서 지원 방안을 찾기도 했다.

이 총리는 "취약가정에는 규정에 맞지 않아도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현장에서 복지 사각지대나 맹점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복지부에 건의해서 제도에 꼭 (규정이) 없더라도 지자체 판단에 따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이는 위법이 아니다.

일종의 긴급피난으로, 특별한 규정이 없다면 도와드리는 방향으로 행정을 하는 것이 맞다"며 "누구나 독거노인이 된다.

어려운 일을 당하는 국민에게 정부가 옆에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인근 양계축사를 찾아 폭염대책 등을 점검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전기요금에 대해 제한적으로 특별배려를 할 수는 없는지 검토해달라"고 발언한 데 대해 부연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에 대한 전기요금 인하 정책에 덧붙여 좀 더 배려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이 총리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한국전력이 경영상태가 안 좋으니 정부가 부담을 좀 분담하는 방법이 있나 (살펴보려는 것)"이라며 "산업부가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축사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좀 있는 것 같다"며 "금리에 대해서도 상의를 해봤는데, 더 정책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총리는 축사를 운영하는 농민이 지원책 마련을 요청하자 "현실에 맞게 정부가 원래 세웠던 원칙을 타협하고 있다.

몇 달 전에 세운 (정책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다른 업종에 비해 (농업에) 지원과 보조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가격, 시장개방의 문제 등으로 농민에게 돌아가는 수입이 얄팍한 것 또한 사실"이라며 대책 마련을 고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총리는 농민으로부터 아내가 썼다는 수필집을 선물 받기도 했다.

이번 방문에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양창범 국립축산과학원장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