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미국 최대 명절인 올 연말 성탄절에는 미국 소매상과 소비자들이 예년보다 비싼 성탄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계약상 미국 수입업자가 실제로 관세를 부담하며, 고율 관세로 비싸진 성탄절 장식을 구입할 미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1일 미국에 수출하는 성탄절 장식품 제조업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남부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 웨이천 공예사의 관리자 천전펑 씨는 "현재 밤낮으로 성탄절 장식을 생산하느라 분주하며 오는 10월 미국 상점 진열대에 올라갈 것"이라며 "전통적인 성탄절 대목은 6,8월이며 올해 미국발 주문은 작년과 마찬가지인 상태"라고 말했다.

천 씨의 업체는 성탄절 트리, 성탄절 양말, 장식용 전구처럼 다양한 성탄절 장식품을 만들어 수출한다.

그는 "미국이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수출대상국 중 하나이긴 하나 미중 관세갈등이 커지는 것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현행 사업계약상 실제로 추가 관세를 부담하는 측은 미국 수입업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부 섬유, 소비재를 포함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관세목록을 발표했다.

천 씨는 "국제무역에서 대부분의 중국 제조업체는 외국 고객과 '선적 운임이 포함된' 가격에 합의하며, 이 때문에 중국 판매자는 지정된 중국 항구에 운송비용을 지불하고 미국 수입업자가 미 세관에서 부과하는 관세를 포함해 나머지 비용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관세가 나중에 발효되면 우리가 받을 압박보다 미국 수입업자들이 훨씬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 소재 스펑 장식전구업체 관리자 잉쥔펑 씨도 천 씨와 같은 의견이었다.

잉 씨는 미중 무역갈등이 자기 업체의 성탄절 해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우리 회사의 미국 고객 대부분은 단골이며, 올해 미국에서 들어온 성탄절 전구 주문에 아무런 변동이 없다.

곧 있을 관세인상을 염두에 두고 성탄절 수출품 생산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무역갈등이 지속될 경우 환율변동으로 인해 사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고객들이 가격을 낮추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잉 씨는 "이런 사정 때문에 현재 다른 시장을 개발하면서 회사의 초점을 유럽, 남미 시장으로 옮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성탄절 장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판매자 입장에선 대안 시장을 물색해 미국 사업의 위축을 만회할 수 있지만, 중국산 제품의 가격 우위를 고려할 때 미국 소매상이 성탄장식 대체 공급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잉 씨는 "현재 '중국산' 성탄절 장식품이 사실상 경쟁자 없이 미국 시장을 장악했다"며 "중국이 전구, 장난감 등 성탄절 장식 제조 분야에서 완전한 산업의 사슬을 구축한 덕분에 동남아시아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가로 계절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저장성 이우시 쑤시(蘇溪)진에서 포장지 업체를 운영하는 허리훙 씨는 "중국이 가장 저렴한 성탄절 장식을 공급한다"며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때리면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더 비싼 성탄 휴가를 보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매체 "무역전쟁 관세부과, 미국인만 비싼 성탄휴가 보낼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