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화폐거래소와 결제단말기 해킹, 우리은행 해킹 시도 등의 보안 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남다른 보안 신기술을 보유한 보안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록체인·핀테크로 무장한 보안 벤처, 글로벌 기업서 '러브콜'
에버스핀은 매번 프로그래밍 코드가 바뀌는 ‘다이내믹 보안’ 기술로 유명해진 회사다.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내의 보안 모듈을 바꿔 해킹을 차단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금고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게 아니라 금고 자체를 교체하는 셈이다. 보안 모듈이 해킹당해도 자동으로 모듈이 교체되는 만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일본 금융업체 SBI홀딩스와 홍콩 투자회사 블랙파인으로부터 210억원을 투자받았다.

센스톤은 핀테크(금융기술) 업계에서 주목받는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가상번호로 실제 이용자를 식별해내는 ‘가상일회용번호(VOTC: Virtual One-Time Code)’ 기술을 개발했다. 신용카드 번호를 가상번호로 바꿔 카드 부정 사용과 복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기존 가상번호 방식은 서버와 통신이 필요해 온라인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센스톤은 난수 생성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상번호를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쓸 수 있게 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독일·일본 카드 제조사와 기술 협력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국내 투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지온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2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유창훈 센스톤 대표는 “현재 여러 글로벌 업체들과 계약을 진행하고, 시제품 제작과 사업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티넬프로토콜은 블록체인 기반의 사이버 보안 서비스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보안 취약점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공유한다. 아이디어의 참신함을 인정받아 6월 국내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 기관) 네오플라이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비인기 투자 대상으로 분류됐던 보안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야를 중심으로 사이버 보안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보안 신생기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